[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3] 청송사과 활용 다양한 가공산업…사과로 만든 한과·빵·막걸리에 마스크팩까지…농가 소득증대 '효자'

  • 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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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3 07:53  |  수정 2021-11-03 08:03  |  발행일 2021-11-0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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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사과 조청으로 만든 전통 한과. <청송사과한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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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군농업기술센터와 <주>리더스코스메틱이 청송사과를 이용해 공동 개발한 마스크팩. <청송군 제공>

경북 청송사과가 전통적인 농업의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공산업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농산물 판매만으로는 성장에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청송사과를 이용한 가공산업이 발전하면 지역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청송군이 경북도와 함께 농식품기업 HACCP시설 지원사업, 농식품 가공산업 육성사업 등을 통해 가공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청송에서는 사과즙 등 사과를 이용한 식품 제조를 넘어 미용품까지 개발했다. '청송사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다' 13편에서는 청송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산업에 대해 다룬다.

청송지역 사과 가공업체 20여 곳
사과즙·음료수 등 높은 당도 자랑
특허 받은 한과 연매출 수억원대
피부에 좋은 마스크팩 판로 넓혀

청송군·경북도 업체 육성에 박차
HACCP시설 지원 사업 등 진행
공장 신증설·시설 현대화도 지원


#1. 사과 빵부터 사과 막걸리까지

김성연 청송사과한과 대표는 원래 청송에서 사과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2006년 우박과 강풍으로 큰 피해를 봤다. 망연자실했던 김 대표는 곧 정신을 차리고 우박 맞은 사과를 활용할 방법이 없나 궁리했다. 그러다가 떠오른 아이디어가 사과로 조청을 만드는 것이었다. 조청은 곡류를 엿기름으로 당화시킨 뒤 오랫동안 고아서 껄죽하게 만든 묽은 엿이다.

시행착오 끝에 김 대표는 2008년 '손예담'이라는 브랜드로 한과 제조 회사인 청송사과한과를 설립했다. 사과 조청으로 만든 사과한과와 현미쌀과자가 주력 상품이다. 2012년에는 사과한과로 특허도 냈다. 사과한과에 들어가는 사과는 청송사과를 비롯해 경북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사과한과 연매출만 수억원대에 이른다.

김 대표는 "사과한과는 특성상 추석과 설 연휴에 선물로 많이 나가지만 꾸준히 찾는 이들이 있다"며 "지난해부터는 사과 농사를 접고 회사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송에는 청송사과한과처럼 사과로 농식품 가공업을 하는 곳이 20여 개나 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사과즙을 만드는 업체다. 청송사과가공지원센터, 청송사과즙가공소, 청송애플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사과즙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우선 깨끗이 씻은 사과를 통째로 압착해 착즙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순도 100% 사과즙은 영양소가 날아가지 않게 순산 살균 과정을 거쳐 팩에 담긴다. 사과즙 역시 청송사과만큼이나 높은 당도와 맛을 자랑한다.

청송사과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상품은 다양하다. 자양식품에서는 청송사과로 빵을 만들고, 남청송식품영농조합법인에서는 청송사과를 사용해 음료수를 생산한다. 주왕산탁주와 구암농산 등 청송사과로 막걸리를빚는 곳도 있다.

안종근 청송군 농정과 농식품특작담당은 "농산물 생산 중심에서 탈피해 가공산업이 발전하면 농가 소득원이 다변화돼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며 "넓게 보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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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 경북 청송군 청송읍에 있는 하나로마트 청송농협 본점에서 한 고객이 청송사과로 만든 마스크팩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청송군 제공>

#2. 농수산물 가공산업 지원 노력

청송군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공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청송군은 경북도와 함께 '농식품기업 HACCP시설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추진하는 '해썹(HACCP)'이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위해요소분석주요관리점을 뜻한다. 식품의 원료관리 및 제조·가공·조리 등 모든 과정에서 위해한 물질이 식품에 섞이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식품의 안전을 관리하는 제도다.

청송군과 경북도는 지원사업을 통해 농식품제조가공업체의 신청을 받아 HACCP 컨설팅 비용과 시설 보수 및 기계 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액은 최대 5천만원 이하, 자부담 50%가 조건이다. 신청 자격은 주원료의 50% 이상을 지역 생산 농산물로 사용하는 업체다. 또 식품제조업에 등록돼 있고, 전년도 연매출이 5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청송군은 경북도와 '농식품 가공산업 육성사업'도 하고 있다. 가공식품 주원료의 50% 이상을 지역 생산 농산물로 이용하는 농식품 제조가공업체나 농업경영체 또는 생산자단체 등이 대상이다. 농식품 제조가공공장 신증설 및 시설장비 현대화를 지원한다. 소규모 농식품 제조가공시설 설치 및 시설장비 현대화도 지원 내용에 포함된다.

대규모 업체는 신·증설 시 업체당 3억~30억원, 시설현대화에는 업체당 15억원 이하를 지원한다. 소규모 업체는 5억원 이하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업체의 경우에는 보조금 30%, 융자 20%, 자부담 50%다. 소규모 업체는 보조금 50%, 융자 20%, 자부담 30% 등으로 지원폭이 더 크다. 융자는 경북도농어촌진흥기금에서 1%대의 연금리로 이뤄진다.

#3. 청송사과 마스크팩도 출시

청송사과를 이용한 상품은 이제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미용제품인 마스크팩(Mask Pack)까지 개발됐다. 청송군 산하 청송군농업기술센터와 국내 화장품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주>리더스코스메틱은 2019년 8월 ODM 방식으로 청송사과 추출물을 이용한 사과향 마스크팩을 공동 개발했다. ODM은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의 약자로 '제조업자 개발생산'이라는 의미다. 설계 및 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업체(리더스코스메틱)가 유통망을 확보한 판매업체(청송군농업기술센터)에 상품이나 재화를 공급하는 생산방식이다. 리더스코스메틱은 한해 1천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청송사과를 이용한 마스크팩의 상표명은 '예쁘니까 사과해'로 현재 상표등록 출원 중이다. 해당 제품에는 폴리페놀과 비타민C 등 항산화 기능과 미백 기능을 가진 영양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피부에 흡착시키면 강한 자외선과 산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톤을 생기있고 화사하게 바꿔준다고 한다.

청송군농업기술센터와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9월 듀얼마스크팩도 내놨다. 이 제품은 얼굴과 함께 목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청송사과 마스크팩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목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넥마스크가 추가됐고, 수분감과 밀착력이 향상된 제품이다. 가격은 한 통(10팩)에 3만원.

청송사과 마스크팩은 개발 이후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청송 로컬푸드 매장에서만 시범 판매하다가 지난해부터 청송농협 본점, 남청송농협, 청송영양축산농협의 하나로마트 등에서도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청송군농업기술센터는 마스크팩의 온라인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개별 온·오프라인 판매자를 공고·모집해 청송의 주소득 작목인 사과로 만든 마스크팩의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와 더불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전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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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우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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