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미래가 숨쉬는 경북 동해안 활용법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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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7  |  수정 2021-11-17 07:22  |  발행일 2021-11-17 제면
新산업과 에너지 인프라 집적

애플, 포항에 R&D센터 운영

균형 발전 틀 속 선택과 집중을

과학분야 인력·업무 확대 배치

현장 밀착 집중 행정 구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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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경북본사 1부장

내륙도시 대구시는 바다를 늘 동경만 한다. 정작 동해를 끼고 있는 경북도는 바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실적 간극은 쉽게 해소되긴 어렵다. 계기는 마련됐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부터다. 통합 신공항-포항 영일만항이 투 포트(Two Port)로 짝 지워지면서 동해안 권역 활용성을 배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해안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보면 동해안은 노다지이자, 기회의 보고(寶庫)다. 국내 가동 중인 원전 24개 중 무려 12개가 있는 경북 동해안은 안전성 높은 차세대 원전 '소형 모듈 원자로(SMR)'로 갈아타려 몸부림친다. 경주 감포엔 SMR 개발 구심점이 될 '혁신원자력연구단지'가 입성한다. 그린수소특화 국가산단 조성은 울진의 숙원사업이다. 영덕은 해상풍력발전 시대를 열고 싶어 한다. 이 굵직한 에너지 프로젝트를 도청 본청에서 원격 제어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

신산업 쪽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포항엔 이차전지 산업이 싹트고 있다. 2년 전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것이 계기다. 관련 특화 산단이 생기는 건 시간 문제다. 3세대·4세대 방사광 가속기(포항)와 양성자 가속기(경주)도 소중한 산업자산이다. 반도체·바이오·의료 기업들이 테스트 장소로 애용한다. 최근엔 글로벌 기업 '애플'사가 포항에 둥지를 틀었다. 내년부터 포스텍 부지 내 공간을 확보해 R&D 지원센터 및 소프트웨어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개발자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애플이 한국 땅에서 자사 인프라를 운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묵직한 신산업 인프라가 동해안 도시에 쏠리자 도청 내 해당 업무 간부들은 잦은 장거리 출장에 몸서리친다. 단언컨대, 아무리 비대면 회의가 대세라지만 현장 밀착 행정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연구중심 도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래서다. 동해안 현안들을 다루는 환동해지역본부(포항)에 도청 과학산업국 직원 및 업무 일부를 분산 재배치해 무게 추(錘)를 달아줄 필요가 있다. 마침 2023년 초 준공을 목표로 포항에 경북 동부청사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스마트 해양 장비·해양 정원·해양레저 관광·스마트 수산·심해 연구 등 바닷길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도 즐비하다.

물론 도내에서 동해안 권역 비중이 커지는 걸 못마땅하게 여기는 시선이 있다. 크게 봐야 한다. 대구서 안동으로 도청사를 이전할 때 균형 발전 논리가 크게 작용했다. 이젠 균형 발전 틀 속에 '선택과 집중의 논리'를 입힐 때다. 인프라가 없는 곳에 무리하게 균형을 맞추려 하지 말고, 더 잘할 수 있는 곳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안동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연계한 백신 산업, 의료 산업용 대마를 소재로 한 헴프 산업, 영주 베어링 국가산단 조성으로 자족 기능을 배가할 수 있다. 구미는 같은 생활권인 대구와 '산업 컬래버'를 지속하면 된다. 동해안에서 먹거리 '금맥'을 캐내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미래는 없다. 6개 시·군, 인구 100만명을 관할하는 환동해지역본부가 말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도청 2청사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직 확대 재편은 그 출발점이다. 동해안의 미래적 가치를 간과하면 도정 혁신의 길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최수경 경북본사 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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