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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환경공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과 국내 유일의 물 위생인증(KC) 기관인 한국물기술인증원 간 협업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본부(왼쪽)와 입주 기관인 한국물산업인증원 전경. 〈영남일보DB〉 |
국내 최대 물 산업 집적단지인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이하 물산업클러스터)과 물 기업의 위생안전 인증(KC)을 책임지는 '한국물기술인증원' 간 협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 나란히 위치한 양 기관은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분류되지만 매년 예산 확보에 따른 경쟁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운영 역시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의 최말단 부서인 물산업협력과에서 양 기관을 통합 관리하다 보니 전체 예산 반영 시 후 순위로 밀리는 처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물산업진흥법의 초안대로 물산업클러스터가 진흥원 형태로 조성됐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두 곳 모두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분류
매년 한정된 지원예산 나눠쓰는 구조
제 기능 미흡 지적 속 시설 확충 답보
중단기 목표 정원 달성도 어려울 듯
물기술인증원 별도 시험기관 없어
외부기관 5곳에 제품실험 검증 맡겨
기업들 인·검증 이원화 신뢰성 불만
"5년마다 물클 위탁기관 선정만으론
입주사 원하는 수준 전문성 축적 한계
빠른 사업진행 두 기관 협력에 달려"
◆한 지붕 두 가족…업무 효율은 물음표
국내 물 산업을 이끄는 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은 2018년 통합 발의된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당시 윤재옥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물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 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과 곽상도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물산업진흥법안'을 합쳐 수년간 지지부진하던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물산업클러스터에 함께 지어질 예정이었던 한국물기술인증원이 법률안 제19조에 따라 공모 형태로 전환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이 시작됐다. 환경부는 이후 물산업클러스터의 운영기관으로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을 지정했고, 이듬해 한국상하수도협회 및 환경부 등 관계부처 직원으로 결성된 한국물기술인증원을 출범시켰다.
물관리 기술발전 및 물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물산업클러스터는 물 산업 실증화 시설 및 집적단지를 조성·운영하고 입주기업에 시설 사용료 감면을, 한국물기술인증원은 물관리 기술 또는 물관리 제품의 위생안전과 품질 및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인증·검증과 그에 관련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각 설립됐다.
하지만 2019년 나란히 대구국가산단에서 출범한 두 기관에 대한 물 기업인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설립된 지 2년이 지나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는 있지만, 기관 본연의 목적인 물 기업의 해외 수출에는 미흡하단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인원 및 시설 확충에도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온다.
실제 한국물기술인증원의 경우 환경부 운영 계획에 따라 2025년 정원 80명을 목표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정원은 39명으로 출범 당시보다 10명 늘어나는 데 그치고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역시 2023년까지 138명 정원을 목표로 설립됐지만 현재 인원은 91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속도라면 계획된 정원 채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기업 원스톱 지원체제 흔들린다
물산업클러스터 조성 초기 내세운 물 기업 원스톱 지원체계(기술개발→인·검증→국내외 진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물기술인증원은 국내 유일 물위생인증(KC) 기관이지만 별도의 시험기관이 없어 인증에 필요한 제품 실험을 한국융합시험연구원(KTR) 등 5곳에 검증 외주를 주는 상황이다. 인·검증 이원화 시스템에 따른 신뢰성을 놓고 클러스터 입주기업 사이에선 불만이 제기된다.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 A사 대표는 "2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KC인증 획득에 실패하면 관급자재 납품은 물론 관련 이력이 남게 돼 재정 상태가 열악한 대부분의 물 기업은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한다"며 "인증 결과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뒤바뀌는 물 기업인들을 고려해 이른 시일 내 원스톱 지원체제를 구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획득한 위생 안전 인증이 해외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물 기업들은 국내에 비해 까다롭고 비싼 미국(NSF) 인증을 획득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내에선 PPI평화 등 극소수의 업체만이 해당 인증을 유지해 수출 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대부분의 업체들은 미국 수출에 엄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입주기업 B사 대표는 "사실상 미국 인증을 획득하지 않고 다른 국가 물건을 팔면 손해를 보고 판매해야 한다"며 "상호 호환이 어렵다면 미국 NSF인증을 획득 및 유지할 수 있도록 두 기관이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은 지난 9월 '물기술 성능검증 공동 운영규칙' 제정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시설 기반 검증제도 시범사업을 내년까지 마련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미국 등 주요국의 표준 및 인증을 최신화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물 기업들은 최초의 물산업진흥법대로 진흥원 형태로 클러스터가 조성됐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5년마다 진행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위탁기관 공모·선정 방식만으론 입주 기업인들이 원하는 수준의 전문성 축적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순열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은 "최초의 물산업진흥법이 국회 내부 문제로 인해 설립 본연의 취지가 일정 부분 왜곡된 부분이 있어 아쉽게 생각한다"며 "물 기술 개발을 위한 실증부터 인증 · 검증이 한 번에 이뤄져야 기업인들은 시간을 아끼고 불필요한 행정적 낭비를 덜 수 있는 만큼 두 기관이 한 몸처럼 움직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