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道·郡·소방 3각 협조가 '221시간의 기적'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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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7  |  수정 2022-11-07 06:46  |  발행일 2022-11-07 제27면

지난달 26일 밤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서 작업 중 고립됐던 광부 두 명이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인 지난 4일 밤 생환했다. 소방구조대원들이 이들이 처음 작업했던 지하 190m 제1 수직갱도에서 구조했다. 50·60대인 광부들은 고립되자 휴대했던 커피 믹스 30봉지를 나눠 먹고 갱도 내 낙숫물로 연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고 비닐 천막까지 치면서 생존 의지를 다졌다. 이들의 생환은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빠진 온 국민에게 큰 위로의 소식이 됐다.

특히 경북도와 봉화군, 소방기관이 원활히 협조하며 구조 작업에 몸을 던진 것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사고 발생 즉시 '가용자원 총동원'을 지시했다. 24시간 밤낮없이 구조활동을 펼치는 구조인력들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고 한다. 이 도지사는 "구조 비용에 부담 갖지 말고 오직 구조에만 전념해 달라"고 격려했다. 장비 운영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강원도로부터 지원도 받았다. 무려 1천145명의 구조 인원과 장비 168대를 투입했다. 일선 지휘관의 판단이 재난 및 구조 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생환이라는 기적을 이룬 것은 무엇보다 매몰 광부들의 생존 의지 때문이었지만, 구조에 나선 기관 간 유기적 협조와 일선 구조인력의 헌신적 대처가 주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이태원 참사 사실을 몰랐던 광부들은 "내 생환이 국민에게 희망이 됐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봉화 광부들의 '221시간의 기적'은 정부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큰 이태원 참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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