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푸틴의 심통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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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8   |  발행일 2022-02-28 제25면   |  수정 2022-02-2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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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한 사람이 부리는 심통 때문에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갈가리 찢기고 있다. 푸틴이 우크라를 침공한 것은 아무 명분이 없다. 러시아 국민마저 전쟁을 반대한다. 굳이 명분을 찾으려면 푸틴의 고약한 심통밖에는 말할 것이 없다. 18년 집권한 69세의 노독재자의,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해 보고 싶은 욕망이 심통으로 바뀐 것이다. 폴란드·루마니아·발트3국 등이 러시아연방에 들어오지 않고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로 가니 분통이 터진 것이다. 이제 동쪽의 우크라까지 그리로 가려 하니 모가지를 비틀어서라도 끌어와야 했다.

푸틴 제 말로는 전쟁을 일으킨 이유가 우크라군이 인종청소를 하여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에서 평화유지군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짓말이다. 그런데 어디 그런 나라들이 있던가. 이 두 '공화국'은 원래 우크라의 두 주에서 친러 분리주의 반군들이 세운 '테러조직'이다. 지금은 완전 독립 상태로 해마다 독립기념일에 퍼레이드를 벌일 만큼 나라의 모양을 갖추고 있다. 유일하게 러시아만 이 두 '반군조직'을 독립국으로 승인해줬다. 이곳은 물론 러시아 침공의 든든한 교두보가 된다.

우크라는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하였으나 이 나라의 동쪽과 서쪽이 늘 물과 기름이었다. 동쪽이 러시아로 가려하면 서쪽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로 가려 했다. 4대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어보다 러시아어가 더 유창한 친러파였는데 그가 2014년에 국민들로부터 쫓겨나자 그 반발로 친러 세력들이 무기를 들고 일어섰다. 크림반도가 분리되고 두 '공화국'이 생겨난 것도 이때였다.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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