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1.jpg) |
정용주·한종면·강형원이 '광주 통기타음악이여 영원하라'를 다짐하면서 이 거리 터줏대감 격인 사직골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2.jpg) |
사직골 라이브클럽 쥔장들이 햇빛촌 앞에서 단합을 위한 거리음악회를 하고 있다. |
사직골 2대 주인 정용주. 남도소리까지 잘하는 그는 타고난 남도사내다. 15번째 이사를 한 끝에 10년 전 동명동 농장다리 초입에서 '산울림'을 오픈했다. 이 공간은 사직골과는 좀 떨어져 있다. 무인도 같아 더 통기타스럽다. 80년대 대학가 통기타 동아리 연습실 같은 분위기. 스피커 사운드보다 생목소리와 생 기타의 하모니를 더 존중한다. 누가 선창하면 다른 손님들이 재빨리 화음을 넣는다. 사직골 통기타쟁이들의 맏형격이고 지리산 도인들의 영원한 친구이기도 한 그가 이 업소를 운명처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노래 한 소절로 그 시절의 가슴과 추억이 소환된다면 매일 적자라도 이 공간을 지키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전 사직골 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80년대에는 모든 가게에서 통기타로 연주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피아노와 반주기를 함께 사용하는 곳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민주화 시절에는 통기타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욕망이 달라졌다. 너무나 다양한 노래가 난무하고 업소 영업을 위한 반주기가 필요악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에는 용봉동에 반주기 음반을 앞세운 주점형 통기타업소가 새로운 지형도를 만들고 있다. 아무튼 사직골과 용봉동은 현재 광주 라이브클럽의 양대 축으로 진군하고 있다.
1980년대 모든 가게가 통기타로 연주
현재는 피아노·반주기 함께 사용 변화
1세대 이장순·국소남 듀엣 활동 인기
광주 MBC 별밤, 포크 뮤지션 등용문
대학가요제 스타 싱어송라이터 박문옥
포크음악제·금요콘서트 이어지며 명성
![[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3.jpg) |
2017년 사직골 통기타카페 업소 주인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 CD '사직길 연가'. |
![[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4.jpg) |
2014년 처음 열린 '광주사직국제포크음악제' 포스터. |
◆광주만의 포크라인
'광주 포크'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독립적이며 주체적인 흐름이다. 서울 미사리 통기타촌이 붕괴될 즈음 광주의 사직골은 전국 유일의 통기타거리로 부상한다. 광주포크는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항거의 대명사'로 진화했다. 광주 정신의 한 파생물이 바로 '광주포크'다. 김종률의 '임을 위한 행진곡'도 광주의 산물이다. 이 곡은 1982년 카세트테이프로 처음 녹음된다. 20여 명의 광주 운동권 멤버가 함께 부른, 어쩜 시민들에 의해 완성된 저항가요다. 김종률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전남대 상대를 다녔다.
광주포크의 1세대는 단연 이장순(작고)과 국소남(전남일보를 통해 '통기타는 영원하다'란 광주 포크뮤직의 연대기를 기획시리즈로 연재)이다. 70대인 둘은 72년부터 6년간 광주의 대표적 포크 듀엣으로 활동한다. 이장순은 충장로의 DJ가 있는 여러 음악 카페에서 노래를 많이 불러 통기타 따라부르기 붐을 일으킨다.
광주 포크의 양대 견인차가 있다. 바로 광주MBC 별이 빛나는 밤에와 전일방송 VOC 전일가요제였다. 소수옥이 밤 11시부터 2시간 진행한 '별밤'은 포크 뮤지션의 등용문이었다. 거기에는 얼마 전 타계한 DJ 이용환 등이 힘을 보탰고 매주 토요일 공개 라이브무대에 웬만한 기타쟁이는 다 노크했다. 그들은 광주 별밤가족으로 통했다.
한 획을 그은 건 전일방송이 1978년 출범시킨 지방 첫 대학가요제인 'VOC대학가요제'(일명 전일가요제). 전국적 인기를 누린 김만준의 '모모', 하성관의 '빙빙빙', 김종률의 '소나기' 등이다. 김종률은 내친김에 대학가요제에 출전한다. 3회 때 '영랑과 강진'이란 노래로 은상을 받는다. 81년에는 정오차가 MBC대학가요제에서 '바윗돌'로 대상을 차지한다. 바윗돌은 '5·18 망자의 묘석'을 의미한다.
이 흐름은 전남대 노래패 '선율', 광주대 '메아리', 조선대 '함성' 등과 유기적으로 결합된다. 거기서 파생돼 나온 노래동아리가 '꼬두메'와 '도레미' 등이다. 문화공동체 '꼬두메'는 1985년 탄생한다. '광주만의 음악을 하자'는 뜻에서 이름도 무등산 자락 마을인 '꼬두메'로 했다. 한보리, 김순곤, 배창희, 장현우, 여균수 등이 북구 운암동 2평 남짓한 라면 가게에서 막걸리에 목을 축이며 '노래운동'을 시작했다.
![[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5.jpg) |
광주 통기타카페의 어제와 오늘의 진솔한 40여년 연대기를 품고 있는 사직동 통기타거리 초입 전경. |
![[이춘호기자의 뮤직로드]광주 통기타라이브클럽(2) 광주라이브클럽 어제와 오늘...전국 유일 통기타 거리로 울림…임을 위한 행진곡 광주포크 부상](https://www.yeongnam.com/mnt/file/202206/2022062401000590600024186.jpg) |
새로운 감각의 통기타음악을 2019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아시아문화전당 근처 '카페미술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라이브공연을 한다. 입장료는 무료. |
포크의 흐름을 주도한 주인공이 있다. 광주 첫 대학가요제 스타 싱어송라이터 박문옥(달빛통맹 초대 광주 측 대표)이다. 그는 77년 제1회 MBC대학가요제에서 3인조 포크트리오 소리모아 리더로 '저녁 무렵'을 불러 동상을 차지한다.
1985년 꼬두메가 용틀임 할 즈음 광주포크라인이 구체적으로 형성된다. 그때 사직골에서 자주 불리던 노래가 있었다. 김원중이 불러 히트 친 배창희 작곡의 '바위섬', 박태홍이 작곡한 '짜장면' 등이다. 이 흐름이 '광주대학가요 입상자 옴니버스 앨범'으로 정리된다. 이때 신상균, 소리모아, 김정식(2회 대학가요제 은상 수상), 김종률, '바윗돌'로 유명한 정오차 등 5명이 호출된다. 정오차는 나중에 빠진다. 대신 들어간 사람이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원중. 이때 '예향의 젊은 선율'이란 음반이 나온다. 김원중 첫 독집 등 이 모든 작업을 박문옥이 다 연출한다. 뒤를 이어 2014년 '광주사직국제포크음악제'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재단법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행사를 주도한다.
2019년 아시아문화전당 근처에 있는 '카페미술관 금요라이브콘서트'가 요즘 새로운 열기를 더한다. 김석·정은주 부부치과 원장이 포크뮤지션을 위해 자신의 건물 1층을 공연장으로, 2층을 미술관으로 꾸며놓은 것이다. 현재까지 대구의 김종락, 심상명 등을 포함 50팀이 공연을 했다.
◆광주포크의 전설 6인방
현재 사직동 통기타 거리에 포크 전설 6인을 상징하는 점묘화 기법의 철판이제작돼 부착돼 있지만 외지 방문객은 잘 모르고 지나친다. 이장순·국소남·정용주·박문옥·한보리(바위섬을 작곡한 배창희의 형, 원래 본명은 배경희)·김원중이다.
2012년 3월16일, 그중 한 사내가 죽는다. 이장순이다. 64세에 대장암으로 타계한 것이다. 그는 화두 중 하나였던 '한국 가요사'를 '전라도닷컴'에 연재했다. '이장순의 이야기로 쓰는 한국가요사'이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