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천태만상] (2)'금(金)치'가 된 김장 김치…고물가 속 온정의 손길 이어져

  •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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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7  |  수정 2022-11-04 17:27  |  발행일 2022-11-07 제10면
[고물가 천태만상] (2)금(金)치가 된 김장 김치…고물가 속 온정의 손길 이어져
'2022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가 열린 지난 2일 오전 대구 수성구청 주차장에서 수성구 새마을회 회원 등 봉사자들이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고 있다. 이날 만들어진 김장 김치는 수성구 관내 23개 동 취약계층 800세대에게 나눔될 예정이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농산물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돌아왔다. 대구 각 지역은 물가 부담에도 저소득층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

4일 대구지역 기초지자체들에 따르면, 올해 11~12월에도 김장 담그기 행사가 진행된다. 대구 남구, 수성구 등이 이달 첫째 주 김장 행사의 스타트를 끊었고 동구, 서구, 북구, 중구 등도 이번 달 김장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내 봉사단체의 김장 봉사를 통해 만들어진 김치는 저소득층 이웃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일부 구·군은 올해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박스 하나에 들어가는 포기 수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동구청 관계자는 "김장행사는 항상 후원금으로 진행된다. 올해도 비슷한 금액의 후원금이 들어왔는데 배추 계약할 당시 배춧값이 20% 가까이 올라 작년 1천700포기 정도에서 1천200포기로 줄여야 했다"며 "다행히 세대수는 작년과 같다. 그래도 박스 하나에 들어가는 김치양이 6~7㎏ 정도로 줄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도매가격은 10㎏에 1만1천146원으로 지난해(5천821원)보다 2배나 비쌌다. 여름철 폭우·태풍 수해가 잇따르면서 배추 출하량이 줄어들었던 탓이다.

다행히 지난달 하순부턴 가을철 배추 출하량이 채워지면서 이번 달 배추가격은 평년(6천674원)과 비슷한 7천원 대에 머물 전망이다. 하지만 양파, 깐마늘, 대파, 건고추 등 '양념류 채소'도 지난해보다 25~60%까지 올라 김장 물가는 여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구·군은 보조금 비율을 조정하거나 후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최대한 평년과 다름없는 물량을 맞추고자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물가가 워낙 비싸져서 예산을 추가해야 했다. 그래도 물량을 맞추기 위해 동에서 남는 보조금 등을 충당하면서 보조금 조정을 했다"고 했다. 남구새마을협회도 마찬가지로 "협회 회원들의 회비를 조금 더 거두고 후원금, 보조금을 받아서 평년과 같은 물량을 맞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물가' 속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년 김장 봉사에 참여하는 권영희씨(63세·대구 서구)씨는 "김장 봉사한 지는 22년째다. 적십자사 봉사원과 함께 김장을 하고 어르신들이 가져가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물가가 많이 올라서 많은 세대에게 가겠나 싶은 걱정도 있었지만, 올해도 모든 이웃들이 든든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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