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초 이수용 수석교사 "승진 대신 학생들과 함께하며 후배교사의 멘토 되고 싶어"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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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0 13:56  |  수정 2022-11-20 14:47  |  발행일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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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가운데) 왜관초등학교 수석교사가 신규 임용 교사들과 함께 고민 상담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승진 대신에 학생들과 함께하며 후배 교사의 멘토가 되고 싶었습니다."

이수용(55) 경북 칠곡 왜관초등학교 수석교사는 투철한 사명감과 제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으로 제자들뿐 아니라 동료 교사로부터 참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다. 수석교사제는 교직에 명예롭게 종사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승진은 포기하고 정년까지 수업·장학·신규 교사 지도를 맡는 제도다.

이 수석은 제도화가 된 2012년부터 10년 간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왜관초에서는 과학 과목을 담당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왜관초는 그에게 전용 연구실 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신임 교사들은 고민거리가 있을 때마다 멘토이자 친한 형님, 삼촌으로 생각하는 이 수석의 방을 찾아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다. 이 수석은 경북도교육청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다.

이 수석은 "교사 본연의 직무인 수업은 이어가면서도 '자리보다 일'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만나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석교사로 근무한 10년은 평생 교직 생활 중에 가장 치열한 시간으로, 새로운 지위와 역할이 내부 세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며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배움으로 들어서게 하는 대화를 하면서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3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7시30분 이전에 출근해 가장 먼저 학교의 아침을 여는 교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눈을 뜨면 학교에 오고 싶은 마음으로 설레인다. 특히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긴 시간 동안 하루도 아침밥을 빠지지 않고 챙겨준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수석은 교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방학을 이용해 반 아이들과 함께 1박2일 여행 다녀온 것을 꼽았다. 그는 "교장 선생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학부모님들이 모두가 동의해 여행을 갈 수 있었다"며 "그날 이후로 이기적인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지도에 있어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동료 교사와 수업 친구가 돼 함께 수업을 설계하고, 공유할 때 수업 역량이 커진다"며 "교사는 자발적인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가장 잘 배울 수 있다. 이런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의 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참나무의 가치를 알리고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지침서와 같은 책을 출판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이 수석은 "수업하는 일, 책을 쓰는 일, 교사들과 만나는 일들이 모두 내게는 배우는 시간들로, 늘 배움으로 일상을 채울 수 있는 교사라는 게 너무 행복하다"며 "교단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교육의 현장에서 아이들과 선생님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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