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희 시인, '오래된 거미집' 첫 시집 출간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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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6 12:04  |  수정 2022-11-26 12:14  |  발행일 2022-11-30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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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 시인의 첫 시집 '오래된 거미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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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오래된 거미집'을 출간한 이복희 시인.

'입 벌린 조기 한 마리/달궈진 불판 위에 올린다/가로로 칼을 맞고도 뒤집을 때마다/바다를 헤엄치던 습관으로/꼬리지느러미 파닥거린다'

이복희 시인의 첫 시집 '오래된 거미집'에 수록된 '조기 굽는 저녁'의 일부분이다.

온통 핑크 빛으로 물든 시인의 시집에는 날렵한 언어 센스가 넘치는 유머러스 한 눙침과 복스러운 재담으로 배꼽 빠지는 폭소를 자아내는 '단물 이후', '토마토 키스', '몸속에 피던 꿈들' 등의 작품이 들어있다.

이 시인의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토마토를 제대로 먹자는 얘기인지 키스를 뜨겁게 하자는 얘기인지 헷갈리는 가운데 남녀의 진한 키스 장면을 붉은 물 줄줄 흘리며 토마토를 먹는 장면에 결부시킨 탁월한 상상력에 감탄을 연발한다.

그의 시집에는 시적 흥분과 열기를 느끼고 절제된 시어는 들뜨기 쉬운 시적 목소리를 차분하게 끌어당긴다. 그런데도 방심하는 순간에 훅, 하고 밀려드는 시적 열기로 가득한 것이 이색적이다.

모악시인선 28번으로 출간된 '오래된 거미집'은 2022년 계간 '시에' 가을호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이다. 중앙대 교수 이승하 시인이 해설을 맡고 경희사이버대 교수 김기택 시인이 표사를 썼다.

시인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구미에서 살고 있다. 경희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2010년 '문학시대'에 수필이 당선됐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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