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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도당에서 열린 제49차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소환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이 이 대표 소환을 통보하는 등 칼끝이 이 대표를 정조준하자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친문계 의원들과의 결속을 다지는 등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생 경청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남 양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나 환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근에 봉하마을에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지난 8월 29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양산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환담한 바 있다.
민주당 측은 새해 인사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꺼리는 분위기지만,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상황과 맞물려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검찰의 소환조사(28일)를 앞두고 이 대표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오는 27~28일 전남·광주에서 민생 행보가 예정돼있다. 지난 21일 검찰 소환 통보 이후 이 대표는 해당 일정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민생 행보를 예고한 만큼 불출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강원 춘천시 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거냐 물을 게 아니고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윤석열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조사를 받을 것이냐고 물어보길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문심(文心)보다 양심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또 "죄가 없다면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출석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만날 것이란 보도가 있었다. 조여오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문심에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보인다"며 "동아줄이라고 믿는 그 줄도 사실은 수명이 다한 헤진 줄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오늘은 국민의힘까지 본색을 드러냈다"며 "제1야당 대표에게 '죄가 없으면 빨리 검찰에 출석하라'고 북을 치고 꽹과리를 울려댄다"며 "'이재명 죽이기'의 배후세력들이 자백에 나섰다"며 여당을 직격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은 삶의 무게에 지쳐 신음하고 있다"며 "이를 돌볼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 여당은 오로지 야당 죽이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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