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능통 경영전문가…3개월간 '현미경 검증' 통과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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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6  |  수정 2022-12-26 07:49  |  발행일 2022-12-26 제19면
국내 은행장 중 '최연소' 황병우 대구은행장 발탁

실물경제 능통 경영전문가…3개월간 현미경 검증 통과

황병우(55) DGB금융지주 전무는 26일 대구은행 주주총회를 통해 제14대 대구은행장으로 선임된다. 황 은행장 내정자는 금융 및 실물 경제상황에 두루 능통한 경제·경영 전문가로 인식되는 인물이다. 2011년 DGB 금융그룹 출범 이후 최연소 대구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 '혁신 일상화 정착'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기까지엔 적잖은 스토리가 있다.

컨설팅센터장·지점장 맡으며
기업·가계금융 실전업무 익혀
입행 24년 만에 수장 자리에

임원 추천위·외부기관 합세
인성·역량평가 후 면접심사
최종후보 5인 중 압도적 점수


◆젊은 CEO에 맡겨진 대구은행 미래

1967년생인 황병우 내정자는 현직 국내 은행장 중 가장 젊다. 한용구 신한은행장(66년생·내정), 이재근 국민은행장(66년생), 박성호 하나은행장(64년생), 이원덕 우리은행장(62년생), 이석용 농협은행장(1965년생·내정) 등 이른바 5대 시중은행장 중에서도 최연소다. 지방은행장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고병일 광주은행장(1966년생·내정), 백종일 전북은행장(1962년생·내정), 박우혁 제주은행장(1963년생) 등 지방은행 CEO보다도 어리다. 대구은행사(史)에서도 눈에 띄는 파격 발탁이다. 황 내정자의 이력도 이채롭다. 1998년 입행한 뒤 24년 만에 이례적으로 은행 수장 자리를 꿰찼다. 입행 후에도 한동안 은행 내 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2012년부턴 경영컨설팅센터장을 맡으며 실물경제 상황을 직접 접했다. 300개 이상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했다. 2017년 본리동 지점장으로 있으며 가계금융과 기업금융 관련 실전 업무를 접했다. 금융지주 상무로 승진(2021년)한 뒤에는 그룹 내 인수합병(M&A)업무를 총괄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창투사)와 뉴지스탁(핀테크) 인수 건이 대표적 성과다. 그룹 계열사 수를 총 10개로 늘렸다. 최근까진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경영연구소장(전무)으로 일하며 미래금융사업의 토대를 놨다.

◆치열했던 은행장 육성프로그램 문턱 넘어

장장 3개월간 진행된 은행장 승계프로그램 과정은 촘촘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중 가장 난코스인 지배구조(Governance) 투명화를 위해서다. DGB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일정요건을 충족한 기본 후보군(7명 ·롱리스트)을 선정할 때부터 엄격한 잣대를 갖다 댔다. 2020년부터 2년간 진행된 CEO경영승계 프로그램 (16과정)평가 결과를 일일이 검토했다. 평가항목엔 계열사 OJT(교육훈련), 역량·인성평가, 외부 코칭, 어학능력 평가, 전략과제 발표 등이 포함됐다. 사외이사뿐 아니라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평가기관까지 합세시켰다.

지난 9일 최종 후보군(5명·숏리스트)을 추려내는 과정에선 그룹 사외이사들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각 후보들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했다. △리더십·지배구조·금융·HR·재무 분야 외부 전문가 5명과의 1대 1 멘토링 평가 △외부 평가자들이 전문 평가 툴을 활용해 CEO 잠재역량 및 리스크 관리 평가를 위한 AC(Assessment Center) 프로그램 △후보자가 제시한 미래비전 및 경영전략에 대한 그룹임추위 및 대구은행 임추위 위원장 면접 심사를 거쳤다. 평가 결과, 황 내정자가 다른 후보자 4명보다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현 임성훈 은행장이 IM뱅크를 반석에 올리고, 골목상권활성화에 기여한 점 때문에 연임을 많이 점쳤지만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금융지주에서 4~5년 그룹 업무를 들여다봤던 황 내정자가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에 어떤 '혁신 주사'를 놓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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