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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륭 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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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자연 앞에서
내 사랑은 단순해요
금강에서 비원까지
차례로 수국이 켜지던 날도
홍수를 타고
불이 떠내려가던 여름
신 없는 신앙을 모시듯이
내 사랑에는 파국이 없으니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과육을 파먹다
그 속에서 죽은 애벌레처럼
순진한 포만으로
돌이킬 수 없으니
계속 사랑일 수밖에요
죽어가며 슬어놓은 알
끝으로부터 시작이
말려들어갑니다

신미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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