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나경원 변수 따라 고차방정식 전략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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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9  |  수정 2023-01-10 09:02  |  발행일 2023-01-09 제4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나경원 변수 따라 고차방정식 전략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변수'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이어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의원으로 쏠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전략도 고차방정식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김 의원의 당권 레이스는 초라했다. 김 의원은 초기 2~3%의 낮은 지지율에서 출발했으나 친윤 실세인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 연대, 당내 최대 모임인 국민공감을 통해 당심을 끌어안으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5일 권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윤심(尹心)이 김 의원으로 정리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지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비해 나 부위원장은 압도적 지지율로 손쉽게 출발했으나,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반복하면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17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나 부위원장은 당권 도전 여부에 "지켜보고 있다"며 몸을 사렸고 이같은 출마도, 불출마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에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나 부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망설이는 가운데 나 부위원장에 대한 견제는 심해지고 있다.


윤심을 대변한다는 윤핵관이 앞장서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 대사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은 나 부위원장이 이를 팽개치고 당 대표에 나서면 안 된다고 압박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두 자리(당대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이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다 대통령실도 지난 6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출산 대책으로 내놓은 '대출 탕감'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협화음을 표출했다.

그간 당 대표 출마에 "고민하고 있다"며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 6일 "마음을 굳혀 가고 있는 중"이라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던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 반응에 곧바로 몸을 낮췄다. 8일 나 부위원장은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저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따른 향후 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어찌 되었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당심을 믿고 출마할 것인지, 윤심에 밀려 불출마할 것인지, 나 부위원장의 선택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선다면 그동안 관망하던 원내 지지층이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윤심에 눈치 보느라 공개적 지지 선언은 못하더라도 묵시적 지원에 나설 원내 인사들도 적지 않다. TK(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나 부위원장이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설 명절 전에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나 부위원장에 대한 TK 당심은 현재 도전자 중 가장 앞서 있다"면서도 "다만 윤심과 윤핵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당권 도전에 나설지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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