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파문 관련으로 '십자포화' 나경원 전 의원 잠행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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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9  |  수정 2023-01-20 08:56  |  발행일 2023-01-19 제4면
해임 파문 관련으로 십자포화 나경원 전 의원 잠행
당 대표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18일 대전 중구 국민의힘 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인사말하는 것을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윤상현 의원이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해임 파문'과 관련해 국민의힘 안팎에서 십자포화를 맞은 나경원 전 의원이 또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나 전 의원은 18일 오후 참석이 예정됐던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 일정 등을 모두 취소했다. 그동안 나 전 의원은 친윤계(친윤석열)의 불출마 압박 속에도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당권 도전 의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전날 "해임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자신의 SNS 글에 대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김 실장은 입장문에서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나경원)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며 사실상 해임이 윤 대통령의 뜻임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재선 그룹도 비판 성명서를 준비해 둔 상태다. 나 전 의원은 친윤계와의 대립을 넘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전체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나 전 의원의 이같은 잠행이 곧바로 당 대표 출마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공격 수위를 높이며 불출마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전 SNS에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를 경계하고 견리사의(見利思義·이로운 것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한다)를 되새긴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나 전 의원을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친윤계 초선 박수영 의원도 SNS에 전날 초선 의원 성명서를 게재하며 "더이상 대통령과 당을 분열시키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SNS에 "김장연대가 윤심팔이를 하며 대통령을 끌어들였을 때부터 (전당대회)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면서도 "나 전 의원은 본인에 대한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하면서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신중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자택을 나서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실 입장문에 대한 생각이나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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