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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 '제65차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사실상 두 사람의 양강 구도로 당 대표 경선이 굳어지는 상황 속에서 본격적인 네거티브 선거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26일 오전 KBS 라디오에서 최근 안 의원이 '공천 공포정치'라며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해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안 의원은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사실상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고 사천(私薦)·낙하산 공천 등 우려를 제기했다. 안 의원의 '수도권 대표론'에 대해서도 "저야말로 외연 확장성이 더 높은 사람이고 수도권에서도 보니까 제 지지율이 더 높다는 통계가 여론조사에서 나오고 있던데, 뭘 근거로 해서 수도권이 강점이라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반면,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인천경영포럼 강연 후 기자들에게 자신을 향해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등으로 비판한 김 의원을 "당원들 보기에 옳지 않은 그런 말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 말씀 아닌가"라며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그런 말씀인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는 김 의원이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철새정치를 하거나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정치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밝힌 발언에 대한 안 의원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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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초청강연회에 참석해 경제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당권 주자 뿐만 아니라 양측 경선 캠프도 신경전에 가담했다. 김 의원 측 '이기는 캠프'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안 의원이 전날 한 유튜브에서 '대통령 관저 만찬 사실을 아내에게 숨겼다. 김 의원이라면 즉각 언론 속보로 냈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거짓말이다. 전후 사정을 잘 아시면서도 의도적으로 거꾸로 발언했다"며 "과거 우리당을 공격했던 안 후보님의 어록과 각종 의혹, 거짓말 논란에 대한 자료가 캠프로 쇄도하고 있다. 거짓의 정치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 '170V 캠프' 손수조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하다 갑자기 장(張)을 지우라 하고 '연포탕' 하다 갑자기 진흙탕을 만들고 오락가락 김기현 후보의 행보가 조급해 보인다"며 "단일화해서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까지 한 안철수 후보에게 철새라 칭하는 게 진정 당과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되는 포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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