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心, 羅心에 흔들리기보다 '집권당다움'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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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30 06:43  |  수정 2023-01-30 06:47  |  발행일 2023-01-30 제27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내년 총선 이후 보수 진영이 분열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박 전 원장은 그저께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과 공천에 칼질당한 인사들이 보수 신당을 창당하면 현재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으로 전락하고 신당이 보수 제1당이 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의 말이 현실화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새겨들어야 한다. 그만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난장판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집권당을 책임질 수장으로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누구의 마음(心)을 얻는 데 안달이 나 있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나심(羅心·나경원 전 의원 의중), 홍심(洪心·홍준표 대구시장 의중), 이심(李心·이준석 전 대표 의중)이라는 표현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안타깝다. 본인의 역량으로는 당수가 되기 힘들다는 것을 방증하는 꼴 아닌가. 애당초 "듬직한 당 대표감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는 홍 시장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전당대회 후유증이다. 유력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연일 신경전을 벌이면서 단합보다 분열의 씨앗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가 걸려 있어 그렇다.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자칫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박 전 원장의 예언은 보수 진영을 이간질한다는 인상을 주지만,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거기에 놀아나선 우습지 않은가. 당권 주자들은 집권당다운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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