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6년만에 초등입학생 반토막 "입학 단어까지 소멸할라"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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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4 07:20  |  수정 2023-02-14 07:20  |  발행일 2023-02-14 제7면
2017년 204명→올해 108명
30% 가까운 48명 도시 전학
3년 후 60명으로 감소 전망

지난해 1월, 경북고령교육지원청이 관내 2023년도 초등학교 입학예정 어린이 수를 조사한 결과 156명이었다. 올들어 다시 조사해보니 108명이었다. 30%에 가까운 48명의 입학예정 어린이들이 1년 새 대도시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주소지를 옮긴 것이다.

다산면의 박곡초등의 올해 입학생은 1명. 덕곡면의 덕곡초등과 개진면의 개진초등은 각각 2명이 전부다.

고령교육지원청에 따르면 2017년 204명이던 초등입학예정 어린이 수가 2019년 195명으로 200명대가 무너졌으며 6년 만에 반토막이 나버렸다.

고령교육지원청이 지난 2월, 2026년 입학예정자 수를 예상했는데 그 수는 94명이었다. 고령교육지원청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해 연도 실질 입학 어린이 수를 추정한 결과 60명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군 관내 학교의 학생 수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는 85명, 중학교는 48명이 감소했다. 1년 동안 초·중학교 전체 학생의 9%가 줄었다.

고령군은 학생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분교에서 폐교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주안점을 둔 교육목표를 세우는 한편 큰 학교가 들어선 곳에 주소지를 둔 학생들이 원할 경우 다른 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학교 자유학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학생 감소를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세원 고령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학생 감소를 보면 인구소멸이 보인다"며 "학교 간 담장을 허물고 공동의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은 물론 작은 학교가 가지는 장점을 살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을 통해 학생 감소를 막아보려 하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령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지역 전체에서 학생 수 감소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대 상황에 맞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북지역 학교(유치원 포함)와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경북도교육청의 2023학년도 학급 예비 편성 결과 경북지역 유·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학생 수는 올해 21만882명으로 지난해보다 6천486명, 163학급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지역에서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는 본교 18곳, 분교 14곳 등 모두 32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같은 학생 감소현상이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2029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 수는 37만9천373명으로 40만명이 붕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는 28만5천563명으로 3년 만에 30만명선도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감소가 이어지는 만큼 기존의 정책, 운영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 정책 수립과 교육환경 여건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규모 학교 관련 지원 정책이 기존의 양적 접근이나 행·재정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학교급 등 개별 특성까지 반영한 교육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현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과교육연구실장은 '인구 감소 대비 지역별 인구추계 기반 미래학교 시나리오 구축' 보고서를 통해 "학령인구 변화 특성을 반영해 학교 교육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정책방향 등 학교 교육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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