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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 정책비전 발표회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이 김기현·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 속에 천하람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 후보가 김 후보와 천 후보 사이에 낀 샌드위치 모양새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는 초반 '수도권 대표론'을 기치로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한 반발심에 상승세는 가팔랐다. 하지만 윤심(尹心) 지지층을 자극하기 위해 표현한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가 친윤그룹과 대통령실의 비난을 받으며, 김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준 후 좀처럼 역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존재감이 낮았던 천 후보가 이준석 전 대표의 전폭적 지원 속에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안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친윤'도 '비윤'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면서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봐야 할 안 후보 입장에선 2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안 후보는 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에서 '샤이(shy) 당심'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책임당원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방식의 '공천개혁' 정책을 제시한 것도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서이다.
또 지난 15일 TV토론회에서 "총선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 대표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며,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친윤계의 비판을 잠재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6일 호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당이 요청한다면 제주나 호남에서 출마하겠다"며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양한 방법의 당심 공략에도 분위기 반전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핵관'에 대한 반발 심리가 안 후보에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선 지지도 1위는 일시적 현상으로 끝날 수 있다"며 "투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친윤과 비윤 사이의 애매한 위치가 안 후보 지지도 정체 현상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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