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탈표' 혼란, 내전으로 치닫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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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3  |  수정 2023-03-03 07:12  |  발행일 2023-03-03 제3면
친명 "조폭보다 못한 배신자"…비명 "나치시대 십자가 밟기"
민주당 이탈표 혼란, 내전으로 치닫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혼란이 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를 던진 소속 의원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가 '배신자', '조폭보다 못한 친구들'이란 비난을 쏟아내는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로 '당이 방탄 프레임'에 갇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친명계 김용민 의원은 2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배신자들은 프레임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다음번 (검찰이) 영장 청구를 한다거나 일이 있을 때, 이런 시도를 하면 차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이탈표 색출에 나선 것에 대해선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정의롭다. 배신한 것들에 대해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은 당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다음번 체포동의안은 가결이라고 하는 식의 정치가 과연 올바른가"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이탈표를 던진 의원은) 조폭보다 못한 친구들"이라고 비판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당의 위기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와 함께,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색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탈표 사태를 두고 "방탄 프레임에 딱 갇혀서 꼼짝달싹 못 하니 그런 것"이라며 "총선까지 이게 이어진다면 어떻게 되나 하는 위기의식, 절박감의 농도가 진해진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수사를 두고 "대장동이나 성남FC보다는 (영장) 순도가 더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상민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지자들의 이탈표 색출 움직임을 두고 "나치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고 '십자가 밟기'를 강요하지 않았는가"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민주당에서 이런 정치문화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민주당 내 비명계가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하고 있지 않지만, 비명·친명계 간 갈등이 격화될 경우 대표직 사퇴 등 이 대표의 2선 후퇴를 본격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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