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성 지지층 '개딸' 李 자제 요청에도 '수박 깨기' 계속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오후 재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내부 공격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들의 수박 깨기가 계속되고 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변절자란 의미다. 개딸들 사이에선 비명(이재명)계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이탈표 색출에 여념이 없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살생부' 명단을 제작해 유포했으며, 일부는 직접 의원 측에 문의해 가결표를 던졌는지, 부결표를 던졌는지 전수조사까지 했다. 조사 결과를 공유·배포하면서 찬성·기권·무효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차기 총선에 공천 받지 못하도록 심판하겠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강성 지지층의 행동에 이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주길 부탁한다. 이는 상대 진영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나"며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 누구보다 제가 잘 알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며 "이간질에 유효한,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이 이낙연 전 대표 영구 제명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하며 비명계를 공격하자,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도 올라오고 있다. 지난 3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 게시판에는 '이재명 당 대표 사퇴 및 출당, 제명할 것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이 현재 이재명 당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토건토착비리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 당을 분열로 이끈 장본인이기에 권리당원으로서 청원드린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내부 혼란이 통제를 벗어날 경우 분당 수준의 갈등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현재 관망 중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 등이 직접 행동에 나설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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