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수목원의 3월 (1) 봄햇살 봄바람이 간지러워 꽃망울이 터질듯 말듯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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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7  |  수정 2023-03-17 09:09  |  발행일 2023-03-17 제33면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수목원의 3월 (1) 봄햇살 봄바람이 간지러워 꽃망울이 터질듯 말듯
대구수목원 '매화원'의 홍매화.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수목원의 3월 (1) 봄햇살 봄바람이 간지러워 꽃망울이 터질듯 말듯
3월 초 찾아간 경북수목원의 이름 모를 나무에 꽃망울이 피어 있다.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수목원의 3월 (1) 봄햇살 봄바람이 간지러워 꽃망울이 터질듯 말듯
경북수목원의 목련 꽃망울.

봄이 왔다. 차갑던 공기에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올해 봄은 좀 특별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몇 년간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은 첫 봄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봄을 담은 시나 노래가 많았지만, 대부분 구슬프게 끝이 났다. 인생의 좋은 시절처럼 좋은 계절은 찰나같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이 계절을 반기지만, 꽃과 나무만큼 봄이 간절한 것이 있을까. 추운 겨울을 이겨낸 나무가 봄에 새순과 꽃망울을 터트리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고 감동적이다.

수목원은 한꺼번에 많은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국 각지에는 다양한 수목원이 조성돼 있어 취향대로 찾아가면 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우리나라에는 4곳의 국립수목원과 36곳의 공립수목원, 28곳의 사립수목원이 있다. 특히 도심 수목원은 가까이에서 숲을 보기 힘든 도시민에게 녹색의 휴식처가 돼 준다. 일상의 번잡함이 싫어질 때 조용한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을 때 혼자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이다.

본격적인 봄의 시작에 들어선 3월 초입, 대구와 경북의 대표 수목원을 찾아가 봤다.

산길을 한참 따라 올라가야 하는 경북도수목원(이하 '경북수목원')은 고지대에 위치한 수목원이다. 또 대구수목원은 복잡한 대도시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하루 차를 두고 같은 시기에 찾아간 대구수목원과 경북수목원은 봄이 오는 속도가 조금 달랐다.

대구수목원은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한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시민의 휴식처다. 3월이 되자 겨울 수목원의 황량했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따뜻한 봄 수목원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갈색의 앙상한 나뭇가지에 녹색 잎이 돋아나고 흰색, 노란색, 붉은색의 꽃이 폈다. 수목원을 찾은 시민의 얼굴에도 봄의 생기가 피어올랐다.

경북수목원은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이곳에는 다른 곳보다 봄이 늦게 찾아온다. 이미 다른 곳에서 봄꽃이 필 때 경북수목원의 나무들은 이제 겨우 꽃망울을 피운다. 서늘한 산속,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늦은 봄'은 늦어서 더 애틋하고 소중해 보였다.

수목원에서 만난 꽃과 나무들이 말했다. 봄은 짧고, 꽃은 곧 진다고. 그러니까 후회 없이 보고 즐기라고. 이번 주말, 수목원에는 봄이 더 깊어져 있을 것이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수목원의 3월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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