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승격과 강등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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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6 07:01  |  수정 2023-05-26 07:01  |  발행일 2023-05-26 제23면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유럽 프로축구 빅리그가 흥미로운 것은 냉혹한 '승강제(昇降制)'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K리그에도 승강제가 있지만 유럽처럼 축구단의 '생과 사'를 좌우하는 수준은 아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경우 2부에서 1부로 승격하는 팀은 우리 돈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 반면, 2부로 강등한 팀은 비슷한 액수만큼 손실을 보아야 한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EPL 하위 3개 구단은 아래인 챔피언십리그로 강등되고, 챔피언십리그 상위 3개 구단은 EPL로 승격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에 '선덜랜드'라는 팀이 있다. 한국의 지동원 선수가 2011년부터 3년 가까이 몸담은 팀이기도 하다. 6년 전 챔피언십리그로 강등한 뒤 절치부심 1부 복귀를 노려왔지만 올해도 무산됐다는 뉴스가 최근 전해졌다. 넷플릭스 다큐 프로그램 '죽어도 선덜랜드'로 지구촌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줬기에 아쉬움이 더하다. '죽어도 선덜랜드'는 그런 선덜랜드의 눈물겨운 1부 승격 도전기를 담고 있다. 반면, 남다른 승격의 감동을 전해준 팀도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5부리그인 렉섬 AFC는 최근 15년 만에 4부리그로 승격했다. 이 팀 구단주가 영화 '데드풀'의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여서 더 화제다. 농반진반(弄半眞半)인데 우리 정치권에도 승강제를 도입해 보면 어떨까. 혈세로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도 정작 국회에선 '딴짓'을 하는 국회의원은 다음 선거판엔 얼씬도 못 하도록 말이다. 대신 유능하고 올바른 사고를 갖고 있는 정치 신인에겐 기회를 주자. 유권자인 국민에게 달렸다.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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