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교육장배 태권도대회서 계체 부정 논란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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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5 18:51  |  수정 2023-12-12 15:57  |  발행일 2023-07-06
계체요원 참여 태권도 관장, 제자 실격 눈감아준 의혹

제자는 10㎏ 적은 체급서 뛰어 준우승했지만 박탈

구미시체육회 진상조사 나서
구미교육장배 태권도대회서 계체 부정 논란
제30회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배 초·중 태권도 대회 책자

경북 구미에서 열린 교육장배 태권도대회에서 계체(체중 측정) 부정 의혹이 제기돼 구미시체육회가 진상 조사에 나섰다. 계체 요원으로 참여한 태권도장 관장이 자신의 제자가 실격 상황임에도 불구 이를 눈감아주고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5일 구미시체육회와 구미시태권도협회에 따르면 초등학생 A양은 지난 4월 8일 구미시 고아읍 시니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30회 경북도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배 초·중학교 태권도 대회에 참가했다. 구미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구미시태권도협회가 주관한 대회에는 구미지역 초·중학교 학생 250여 명이 참가했다.

이중 여자 초등부 라이트급에 참가 신청을 한 A양은 대회 하루 전 이뤄진 계체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다음날 몸무게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에서 A양에게 진 상대 선수 쪽에서 체급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한 것이다. 이후에도 계속 경기에 출전한 A양은 결승까지 진출해 이 체급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A양에게 진 선수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대회 후 A양에 대한 계체가 다시 이뤄졌고 그 결과 체중은 50.9㎏으로 확인됐다. A양이 출전한 라이트급의 한계 체중(37~40㎏)보다 무려 10㎏이나 더 무거웠던 것이다. 대회 체급으로 따지면 라이트급보다 세 체급이나 높은 라이트 미들급(47~51kg)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A양은 결국 실격처리 됐다.

더 큰 문제는 대회 전날 이뤄진 계체에 A양이 다니는 태권도장 관장 B씨가 계체 요원으로 참여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관장 B씨가 계체 과정에서 제자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구미시태권도협회가 구미시체육회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논란이 커졌다. 구미시체육회는 지난달 19일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구미시태권도협회에 추가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A양과의 경기에서 진 학생이 다니는 태권도장 관장은 "체급별 경기에서 정확한 체중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며 "여자 초등부 에서 무려 10㎏이나 차이 나는 선수가 경기를 뛰었다는 것 만으로도 공정성을 크게 상실한 것으로, 사실상 '승부 조작'이나 마찬가지인 행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시 체육회 관계자는 "B관장은 계체현장에 있었지만 체중 측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이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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