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2차전지업종 주가랠리 계속 이어질까?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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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9  |  수정 2023-07-18 11:07  |  발행일 2023-07-19 제14면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2차전지·디스플레이 연구위원
[경제레이더]2차전지업종 주가랠리 계속 이어질까?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2차전지 ·디스플레이 연구위원.

최근 중국 2차전지 셀, 소재 업체들의 북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드사는 지난 2월 중국 배터리 1위 업체 CATL과 협력해 미국 미시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을 공식 발표했다.

포드가 투자금 35억 달러(약 4.6조원)를 전액 부담해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형태다.


2026년 가동이 목표이며 연간 약 40만대 분량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드와 CATL의 합작이 인플레이션 감축(IRA)법안을 통해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견제 분위기 속에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유와 운영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협력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정황상 포드가 미국 정부와의 사전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난 6월 글로벌 베터리 제조사 Envision AESC는 BMW 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30GWh 규모의 신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테슬라도 CATL과 북미(미국·멕시코) 현지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 셀 뿐만 아니라 소재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도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산하 CFIUS(외국인투자위원회)는 중국 배터리 기업 고션(Gotion)의 24억 달러(약 3.1조원)투자 계획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고션은 미시간 주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확보하면서 양극재(15만t), 음극재(5만t)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의 전해액 업체인 캡켐(Capchem)도 미국 오하이오에 1.2억 달러(약 0.2조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배터리 셀, 양극재, 전해액 등 대부분 분야에서 주요 중국 업체들이 북미 시장 진입 중이다. 이는 자국 자동차 산업 성장을 우선시 한 미국 정부의 결정인 것으로 판단된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을 재건한다는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추진 중이던 BBB(Build Back Better·더 나은 미국재건) 법안 중 환경 및 보건의료 분야 내용을 발췌해 수정한 IRA 법안을 2023년부터 시행 중이다. 미국 정부가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규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전기차 구매시 대당 최대 7천 500 달러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시장 투자자들은 미-중 갈등 상황 속에 IRA 법안 내 우려외국집단에 포함될 가능성 높은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제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로 인해 미국 IRA 법안의 반사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주가 밸류에이션은 2022년 초 전후를 기점으로 중국 업체 대비 높은 프리미엄을 반영 중이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셀·소재 업종 주가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선행 예상 실적 기준 중국 대비 각각 60%, 270% 가량 높은 수준이다. 향후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이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50% 이상 높은 점유율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북미 시장 진입이 완전 차단될 것으로 보았던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구체화되면서 중저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에 부여되어 왔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에 대한 막연한 상승 기대감보다는 업종별 기술적 차별화 요인과 실적 성장 여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이차전지·디스플레이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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