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도 '힙'해야 발길 간다"…독립서점 찾는 'Z세대'

  • 이승엽,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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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5  |  수정 2023-08-24 18:14  |  발행일 2023-08-25 제1면
책 내용보단 디자인·소장 욕구 물씬

지역 문화 마케팅으로 관광객 인기몰이
서점도 힙해야 발길 간다…독립서점 찾는 Z세대
대구 중구에 있는 독립서점 '더 폴락'의 내부 모습. 더 폴락 제공

동네 독립서점이 'Z세대'의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힙'한 감성이 젊은 고객층을 휘어잡은 게 비결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이른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도 불린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는 모두 197곳의 독립서점이 있다. 4년 전인 2019년(141곳)보다 56곳 증가했다.

독립서점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배포까지 하는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점이다. 여권, 담배, 껌 등 독특한 디자인의 서적은 고객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구매 후 실내 인테리어 장식으로 활용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다. '읽고 싶은 책보단 소장하고 싶은 책' '사진 찍고 싶은 책' 마케팅으로 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지역 문화'를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끈다. 동구에 있는 '여행자의 책' 서점의 경우 대구 출신 인물 코너를 마련해 김광석, 봉준호 등을 집중 조명했다. '더 폴락' 서점에서는 대구 출신 작가뿐만 아니라 대구의 젊은 음악가, 영화계 아티스트와 협업해 앨범, 공연, 영화제 등도 진행했다. 대구의 문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관광객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힘을 쫙 빼 서점에 대한 젊은 층의 접근 장벽도 낮췄다. 독립서점에는 에세이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대다수를 이룬다. 큐레이팅을 통해 청년이 책을 고르는 시간과 과정도 줄였다. 주인장이 하나하나 다 읽은 후 선별한 책만 배치한다. 고객들은 소셜 네트워크나 문화 행사를 통해 주인장 추천 독서를 접한 후 독립서점을 찾는다.

일부 인기 서점은 팔로워가 수만명에 달하는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중구에 있는 독립서점 '고스트북스'의 SNS 팔로워는 3만4천명에 달한다. 더 폴락은 1만8천명 수준이다.

더 폴락 주인장 김인혜(39)씨는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나만의 동네 커피집에 더 정이 가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젊은층이 독립서점을 찾는다"며 "여행객에겐 대구 문화를 알리고, 주민에겐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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