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동 자동차골목만의 색깔 찾아야"…이승철 車부품골목 상인회장

  • 이승엽,박영민,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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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31  |  수정 2023-08-31 08:40  |  발행일 2023-08-31 제5면
튜닝산업 쇠퇴 필연적 부분

인프라 확충 및 특색 있는 사업 추진해야
남산동 자동차골목만의 색깔 찾아야…이승철 車부품골목 상인회장
이승철 대구 중구 남산동 자동차부속골목 상인회장이 튜닝산업 쇠퇴 원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보시다시피 썰렁하잖아요."


지난 29일 오후 3시쯤 대구 중구 남산동 자동차부속골목에서 만난 이승철 상인회장은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골목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요즘 뜨거운 '대프리카'의 더위보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사라진 고객이다. 골목에 들어온 지 어언 30여 년, 그는 요즘만큼 영업이 힘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분위기가 갈수록 나빠진다. 매출이 예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손님이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골목 쇠퇴의 책임을 이곳 상인에게만 찾는 것은 가혹한 처사다. 튜닝산업의 쇠퇴는 어느 정도 예견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튜닝산업의 후퇴를 불러왔다.


그는 "과거 '튜닝'은 성능이 떨어지는 차를 업그레이드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지금은 차에 유별난 관심이 있는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기업의 영역 확장도 이들을 생계절벽으로 내몰고 있다. 실내 앰비언트 라이트 조명, 도어스태프, 백미러 LED 조명, 시동 버튼 등 기존 인기 튜닝 상품은 이제 신차에 기본 또눈 옵션으로 제공된다. 당연히 튜닝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간 골목 상인이 자구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상인은 더 똘똘 뭉쳤다. 이젠 대구 대표 자동차 축제로 자리매김한 '스트리트 모터페스티벌' 개최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정비·튜닝숍에서 대중을 상대로 이런 축제를 여는 곳은 전국에서 남산동이 유일할 것"이라며 "지원금을 일부 받지만, 나머지는 자부담으로 해결하는 데 슬슬 힘에 부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차 골목은 색깔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했다. 부족한 관련 인프라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간에 LED 조명 같은 골목을 알릴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안지랑 곱창골목 등 다른 명물 골목과 연계한 사업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차 골목에는 없는 부품이 없고, 못하는 수리가 없고, 바가지가 없다. 부디 많이 찾아달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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