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8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열린 '제44회 경북 영주시민체육대회'와 관련해 주최 측에 대한 참가 선수와 시민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내빈이 자리한 쪽은 그늘인 반면 선수와 시민이 서 있는 운동장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인사말과 축사가 길어지면서 힘들어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영주시 제공> |
"시민과 출전선수들은 땡볕에서 1시간 도열하고, 내빈들은 그늘에서 시원하게 있었습니다 . 이제는 바뀔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지난 8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열린 '제44회 경북 영주시민체육대회'와 관련해 주최 측에 대한 참가 선수와 시민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1시간이 넘는 대회 입장식과 개회식에서 내빈들은 시원한 그늘에 앉아 있었지만, 시민과 참가 선수들은 땡볕에 도열해 있었다.
대회에 참가한 김모씨는 "너무 많은 내빈의 인사말과 축사에다 말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약 1시간 동안 땡볕에 부동자세로 서 있었더니 머리가 어지러웠다"며 "다른 참가자들도 피로한 모습이 역력했다"고 쓴소리했다.
다른 시민 박모씨는 "특히 주요 내빈들의 인사말과 축사에서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앞서 이야기했던 이야기를 도돌이표처럼 반복해서 늘어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시민체육대회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 안모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행복한 축제의 장인 시민체육대회가 시민 중심이 아닌 내빈 중심의 체육대회가 돼 버렸다"며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을 위한 행사인 만큼 모두가 만족하는 시민체육대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대회 입장식과 개회식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다"며 "작년과 다르게 최근 무더위가 계속됐고, 조기에 개최하면서 무더위를 대비해 학생들에 대해선 그늘에 자리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땡볕에 서있던 시민의 불만이 제기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년엔 날짜를 조율하는 한편, 입장식과 개회식을 짧고 간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주시 19개 읍면동, 29개 학교, 8개 직장·단체 등에서 2천500여 명의 선수·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체육대회에선 씨름 경기에서 가벼운 부상으로 병원 이송된 2건 외엔 탈수, 열사병 의심 증상에 대한 구급 이송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손병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