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당 가득 가을의 운치가 더해진 대구 중구의 이상화 고택. |
가난하지만 매력적인 도시 베를린, 맥주와 축구의 도시 뮌헨, 자동차와 발레의 도시 슈투트가르트, 항구도시 함부르크, 대학의 도시 하이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이 아름다운 드레스덴.
독일에는 다양한 특성과 수식어를 가진 도시가 많다. 언뜻 보면 심심해 보이는 나라이지만 각각의 도시가 가진 매력들은 결코 심심하지가 않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독일 여행은 끝을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온다.
작센주의 도시인 라이프치히는 프랑크푸르트보다는 베를린에서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수많은 역사적 장소가 있는 독일의 수도도 아니고, 프랑스나 스위스를 쉽게 오갈 수 있는 국경 도시도 아니다. 혹시라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입국해 라이프치히까지 가려면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야 한다. 그런데도 여행지로서 이 도시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 이유가 뭘까. 라이프치히가 가진 정체성과 매력 때문이다.
오랫동안 이 도시를 지칭해 온 수식어는 바로 '음악의 도시' 혹은 '문화예술의 도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프치히에는 바흐와 멘델스존 등 여러 음악가의 흔적이 남아있다. 바로크 음악을 상징하는 바흐가 활동하고 생을 마감한 곳이 바로 라이프치히다.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는 괴테와 니체 등이 공부를 했다. 괴테와 니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설렘 포인트'가 된다.
이 도시에서 문화예술은 역사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도시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과거와 현재의 조화, 문화예술과 도시의 조화는 이처럼 특별한 매력이 될 수 있다.
위클리 기획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 세 번째 가볼 곳은 바로 대구 중구와 수성구다.
대구 중구 곳곳에는 찬란했던 문화예술의 흔적이 남아있다. 기차역, 지하철역과 가깝고 '걷기 여행' 코스도 많아 '걷기 좋은 계절' 가을에 더욱 빛나는 여행지다. 중구에서는 문학과 음악, 역사가 함께하는 가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또 수성구는 공연장과 미술관, 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예술기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뛰어난 문화예술 작품은 순간을 영원으로 만든다. 아름답고 멋진 공연과 작품을 통해 오래도록 기억되는 가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