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세계모자축제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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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6 06:13  |  수정 2023-10-16 06:55  |  발행일 2023-10-16 제23면

2019년 넷플릭스에서 한국 사극 드라마 '킹덤'이 히트를 치면서 우리 전통 모자 갓이 전 세계인에게 알려졌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미국과 영국 등지에 갓이 판매되고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됐다. 중국 드라마에서도 갓이 등장하더니 그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갓을 중국 전통 모자라고 주장했다. 좋은 것은 전부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문화적 열등감이 작동한 것이다.


갓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된 우리 고유의 모자다. 원래는 다른 모자 처럼 햇볕이나 비와 바람을 가리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쓰였으나 점차 신분이나 특별한 상황을 나타내는 모자로 발달했다. 가벼운 데다 위엄이 있어 보여 선호층을 만들었던 듯 하다. 대부분의 모자는 실내에서나 인사를 할 때는 벗는데 비해 갓은 항상 착용한다는 게 특이하다. 집에서 사사로이 머물거나 잠잘 때 외에는 항상 썼다. 이마가 바닥에 거의 닿다시피 하는 큰 절도 갓을 쓴 채 했다.


상주시와 한국한복진흥원(원장 이형호)이 주최한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이 지난 15일까지 경북 상주시 태평성대경상감영공원에서 열렸다. 한국전통모자와 세계 70여 개 국의 모자가 전시되고 모자를 주제로 한 댄스경연대회, 모자를 소품으로 한 게임,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모자는 그것을 쓰는 사회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전통모자들은 그 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나 풀 등을 가공한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누대에 걸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상주시가 처음 시도한 세계모자축제가 우리의 고유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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