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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이현공원 산책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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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현공원 입구. |
처음 찾아가면 공원이 생각보다 넓고 휴식처가 많아서 '서구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오래된 노후 공원이던 이현공원은 재정비 사업을 통해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참나무군락, 해송군락 등 크고 작은 숲이 있고 바람소리길, 오감숲길 등 여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오감숲길은 자연광선길 걷기, 숲의 향기 맡기, 자연의 소리 듣기, 낙엽 흙길 걷기 등의 코스로 짜여 있다. 또 공원에는 철쭉원 등 화원이 조성돼 있고 억새밭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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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품고 있는 공원은 도시에서 계절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대구 서구가 자랑하는 이현공원과 남구가 사랑하는 앞산공원에는 벌써 가을이 한창이었다.그래픽=장수현기자 |
지난 13일 찾아간 이현공원은 가을이 완연한 모습이었다. 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잠시 자연 속으로 가을 소풍을 떠나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입구는 전형적인 공원의 모습이었다. 알록달록 가을 정취를 따라 걸어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배롱나무 옆에 벤치가 보였다. 쓸쓸하지만 운치가 있었다. 바닥 가득 낙엽을 밟으며 벤치에 잠시 앉아 있자니 가을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 옆으로는 예상을 벗어나 숲이 있었다. 나무와 도토리와 야생화가 있는 그런 숲 말이다. 숲길을 오르니 낙엽과 땅에서 가을 냄새가 물씬 났다. 작은 숲 한편에서는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숲을 벗어나니 넓은 잔디광장이 나왔다. 광장 옆으로는 어느덧 가을의 색이 짙어져 있었다. 나무와 갈대가 어우러져 가을 풍경을 만들어냈다.
잔디광장 주변으로는 큰 나무 밑에 벤치와 그네가 있었다. 그곳 역시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공원 곳곳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공원이 너무 번잡하지 않은 점도 좋았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코스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저마다 '가을의 한 컷'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었다.
딸과 함께 이현공원 나들이를 왔다는 30대 시민은 "아이와 함께 조용히 가을 분위기를 느낄 만한 곳을 찾다가 이곳에 왔다"며 "도심 아파트에선 느끼기 힘들었던 가을이 공원에서는 한가득 느껴진다. 나무와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것 같고, 산책 코스도 부담 없이 걸을 만했다"고 말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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