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를 타고 바라본 가오슝 바닷가 풍경. |
바다 좋아한다면 '시즈완역' 필수 코스
역 근처 걷기만 해도 항구도시 정취 가득
문화예술·식도락도 빠질 수 없는 재미
◆대만 남부의 항구도시
가오슝은 도심 가까이에 가오슝 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외지인들도 비교적 쉽게 가오슝을 찾아갈 수 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돼 있다는 점도 가오슝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다.
대만 관광청은 가오슝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가오슝은 대만 산업에서 전략적으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적 상업항구 도시가 됐으며 세계에서 넷째로 큰 컨테이너 수송항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실제 가오슝을 표현하는 가장 유명한 수식어 중 하나가 바로 '항구도시'다. 항만과 해안은 이 도시의 주요 구성요건이다.
가오슝에서 바다는 지하철을 타고서도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그만큼 도시 가까이에 바다가 있다. 아니, 바다가 도시와 함께한다는 말이 맞겠다. 가오슝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지하철 '시즈완역'이 필수로 거쳐 가는 코스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시즈완역에서는 본격적으로 가오슝의 바다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 |
가오슝 메이리다오역의 알록달록한 천장. |
그 옆으로는 내리쬐는 햇살에 해산물을 말리고 있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시즈완 지역의 다양한 명소들을 찾아다니다가 지치면 해안가의 카페에서 쉬어갈 수 있다. 카페 창문 밖으로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와 그 바다를 향해 가끔 낚싯대를 던지는 주민들이 보인다.
좀 더 바다를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페리를 타고 '치진섬'으로 가면 된다. 페리를 타고 가다 보면 컨테이너를 실은 큰 배들이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오슝이 항구도시라는 것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된다. 페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몇 분만 가면 치진섬에 닿을 수 있다.
가오슝 도심에서 물건을 사거나 볼일을 보고 돌아가는 주민들과 함께 페리를 타고 섬에 들어가는 것은 특별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치진섬의 첫 인상은 한적한 어촌과 유명한 관광지의 그 어딘가다. 빌딩이 즐비한 가오슝 도심의 모습과는 또 다른 광경이다. 이곳에선 멀리 등대를 향해 걷거나 길게 펼쳐진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바다를 마음껏 즐겨볼 수 있다.
![]() |
가오슝에서 맛볼 수 있는 딤섬 |
가오슝은 문화예술과 음식을 즐기기에도 좋은 도시다. 우선 가오슝에는 도시 전체에 맴돌고 있는 독특한 해안 문화와 함께 곳곳에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보얼예술특구가 있다. 가오슝 지하철 옌청푸역이나 시즈완역에서 가깝다. 2000년대 초반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복합문화예술단지인 보얼예술특구는 오래된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다양한 예술작품과 문화공간, 산책로를 만날 수 있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자주 찾는 장소인 이곳은 항구도시 가오슝의 역사와 특성을 잘 보여준다.
보얼예술특구의 '보얼'은 '제2호 연결 부두'란 뜻이다. 부둣가의 오래된 폐물류 창고를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널찍한 공간에서는 정기적으로 문화예술행사가 열리고, 구경할 만한 갤러리와 서점, 공방 등도 위치해 있다. 일부 벽화나 조형물은 많은 관광객이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밖에 가오슝에는 여러 테마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있어 취향에 맞게 들러볼 수 있다.
![]() |
가오슝 야시장의 과일. |
꼭 유명 브랜드 식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오슝 길가에서는 아기자기한 커피와 디저트 가게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또 가오슝 사람들의 식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현지인들이 일상에서 자주 찾는 로컬 식당에서 색다른 맛에 도전해볼 수 있다. 대만식 전통 아침 식사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가성비 로컬 식당이 가오슝 곳곳에 있다.
◆아름다운 석양과 밤
![]() |
가오슝 도심 공원의 야자수 사이로 산책하는 시민. |
고요한 바닷가, 가만히 앉아 붉고 푸른 색의 노을이 바다로 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자연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사람들은 바다 앞 벤치에, 카페 의자에 앉아 자연이 선물해 준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을 즐기며 밤을 맞이한다.
날이 어두워짐과 동시에 가오슝은 한층 더 활기를 더한다. 이곳에선 낮의 열기가 식은 밤에 더 활동하기 좋다. 낮에 무더웠던 공기는 밤이 되면 온도가 떨어져 따뜻한 정도로 느껴진다. 공원이나 공터는 저녁 산책을 위해 나온 주민들로 북적인다.
그 사람들 사이를 지나 야시장 나들이도 할 수 있다. 야시장은 대만의 대표적인 문화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대만 각지에서는 다양한 야시장을 만나볼 수 있다.
가오슝에도 여러 야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리우허 야시장과 루이펑 야시장이 유명하다.
가오슝 지하철 환승역인 메이리다오역 인근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리우허 야시장은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야시장이다. 메이리다오역은 그 자체로 유명한 가오슝의 명소다. 웅장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감의 역 내부 천장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메이리다오역의 화려한 빛깔을 감상하며 밖으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바로 리우허 야시장이다. 가오슝 시내 중심가에 들어서는 이 야시장은 낮 시간에는 평범한 도로였다가 저녁이 되면 반짝이는 시장으로 변신한다. 리우허 야시장 주변에 숙소가 있다면, 창문 밖으로 야시장이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가오슝 여행의 잔잔한 재미다.
야시장에서는 해물요리를 비롯해 볶음밥, 꼬치, 만두, 국수,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을 파는데, 대만 맥주와 함께 먹으면 그럴듯한 저녁 식사가 된다.
루이펑 야시장은 상대적으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루이펑 야시장 가는 길은 저녁 외출에 나선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루이펑 야시장에서도 대만 로컬푸드와 함께 다양한 외국 음식, 놀잇거리를 만날 수 있다. 모두가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온 야시장에서 현지인과 관광객의 경계는 어느덧 허물어지게 된다.
가오슝에서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