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 <5>대구 가을 풍경의 주인공 '팔공산'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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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0 07:56  |  수정 2023-11-10 07:58  |  발행일 2023-11-10 제12면
입구부터 노란 은행 반기고
갓바위 가는 길 붉게 물들어
가을정취 느끼려는 발길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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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버스정류장 옆의 나무에 붉은 단풍이 들었다.

◆팔공산에 가을이 오면 '대구 동구'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던 팔공산은 올해 5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우리나라의 23번째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환경부는 팔공산이 자연·경관·문화적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뛰어나다고 국립공원 승격 이유를 설명했다.

팔공산은 특히 대구 동구와 인연이 깊다. 팔공산 국립공원 구역 총 126.058㎢ 중 대구 동구에 있는 면적이 34.7㎢ 다.

이 때문에 대구 동구의 가을 풍경과 팔공산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오랜 시간 팔공산은 제 스스로가 가을의 주인공이었고, 또 때로는 가장 멋진 배경이 돼 왔다.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자랑하지만, 역시나 팔공산은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지난 주말 찾아간 팔공산은 입구에서부터 가을이 완연했다. 팔공산의 가을은 색(色)으로 표현된다. 자연만큼 솔직한 것은 없다. 인간은 마음을 숨기고 속이지만 자연은 그러지 못한다. 자연의 색은 계절과 온도에 따라 짙어지거나 옅어진다.

팔공산의 첫 색은 '노란색'이었다. 도로 양옆으로 쭉 이어진 은행나무가 가장 먼저 손님을 맞았다. 가을 바람이 명장면을 연출했다. 차 위로 샛노란 은행잎이 계속 떨어졌다. 노란색으로 물든 거리가 지금은 가을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말하는 듯했다.

팔공산에는 여러 명소가 있지만,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도 어디서든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북지장사와 방짜유기박물관 쪽으로 올라가 봤다. 이번에 마주하는 색은 '갈색'이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우아한 색. 북지장사로 올라가는 길에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은 갈색의 낙엽을 흩날리고 있었다. 바스락거리는 갈색 잎이 깊은 가을의 운치를 더했다. 갈색의 가을 풍경을 뒤로 하고 갓바위 쪽으로 향했다. 갓바위 가는 길은 가을의 또 다른 색인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올해 단풍 색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래도 갓바위로 향하는 길 양옆의 단풍은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다음 주엔 저 붉은 색이 더 깊은 색감을 띨 것이고, 그러다 곧 겨울이 오겠지…. 아름답지만 쓸쓸한 광경이었다. 등산로 입구에는 막바지 가을 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팔공산 외에도 동구에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만한 장소가 곳곳에 있다. 봉무공원 단산지, 불로고분공원 일대에서는 가을 분위기 속에 산책을 즐겨볼 수 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단산지의 윤슬은 이 계절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단산지 산책로에서 만난 한 동구 주민은 "동구에는 팔공산을 비롯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대구 다른 지역보다 더 가까이에서 가을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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