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더 넓고, 더 깊어진 대구의 가을 <5> 물억새 사이로 저녁 노을 머무는 '금호강'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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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0 07:56  |  수정 2023-11-10 07:57  |  발행일 2023-11-10 제12면
'꽃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코스모스·국화 가득 피어
인생사진 명소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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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도의 물억새.

◆금호강 하중도의 만추 '대구 북구'

하중도란 하천의 중간에 생긴 섬이라는 뜻이다. 북구 노곡동 금호강 사이에 그 섬이 있다. 지난해 '금호꽃섬'이란 새로운 이름이 생겼지만 사람들은 하중도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한 모양이다.

꽃섬이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꽃이 많기 때문일까. 하중도에서는 꽃을 통해 봄과 가을을 더욱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하중도를 수놓는다.

하중도는 대구 도심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에 계절을 즐기러 먼 길을 떠나기 부담스러운 시민들은 하중도를 찾아 도심 속 완연한 봄과 가을을 느끼고 있다.

11월 초입 찾아간 하중도는 어느덧 가을이 한창 때를 지나 만추로 향하고 있었다. 좋은 날씨 때문인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하중도를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꽤 넓은 하중도에는 다양한 테마의 산책로가 있어 취향에 맞게 걸어볼 수 있다.

다리를 건너 하중도에 도착하니 역시나 가을 꽃들이 가장 먼저 반겨줬다. 한편으로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대도시에서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 코스모스는 수크령과 조화를 이뤄 가을 그 자체였다. 새들만이 노니는 금호강의 고요한 풍광이 배경으로 멋지게 어우러졌다. 사람들은 한쪽에 코스모스를, 다른 한쪽에 금호강을 옆에 두고 산책이나 운동을 했다.

하중도에서 만나는 또 다른 가을 꽃은 바로 국화다. 하중도에서는 12일까지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기자가 찾아간 날에도 국화전시회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붉은 색과 노란색, 흰색…색색의 국화 작품 앞에서 중년 여성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국화전시회를 뒤로 하고 산책로를 따라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물억새 탐방로를 만나게 된다.

탐방로는 언뜻 봐도 그 규모가 상당하다. 입구에서부터 걸어 들어가면 마치 탐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도시의 흔적은 사라지고, 어느덧 주변으로 보이는 것은 물억새뿐이게 된다.

물억새 탐방로를 걷다 보면 만나는 벤치와 국화 꽃밭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이름이 난 곳이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저마다 '인생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투박하게 생긴 벤치가 늦가을의 풍광과 잘 어울렸다.

그곳에서 조금 더 걸으면 물억새 사이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숨어있는 것을 만날 수 있다. 그냥 스쳐 지나도 되지만 좀 더 여유를 부려 나무를 향해 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가을 색을 띠고 있는 나무와 물억새 사이로 하중도에 저녁 노을이 지는 것을 바라볼 수 있다.

북구에서는 하중도 외에도 침산공원과 함지산 등지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껴볼 수 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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