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명작에도 유통기한이 있나요…잇따르는 영화 '재개봉'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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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7 07:52  |  수정 2023-11-17 07:53  |  발행일 2023-11-17 제11면
영화, 재개봉…추억, 재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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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삼림'의 한 장면. <엔케이컨텐츠 제공>/〈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 기자

'러브레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노트북' '클로저' '러브 액츄얼리' '만추' '냉정과 열정사이' '화양연화'….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영화 제목들이다. 또한 그것 외에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이미 오래전 극장에서 개봉을 했지만, 이후 재개봉을 했거나 할 예정인 영화라는 것.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작품들이라는 것.

그 기억이 잠자고 있던 영화를 다시 불러낸 것일까.

올해도 극장가에서는 여러 영화의 재개봉 소식이 들리고 있다. 11월 극장가에는 다양한 장르의 재개봉 영화가 찾아왔다. 영화 재개봉은 특정 시기나 이슈에 맞춰 '특별 상영' 형태로도, 기존 개봉작의 화질과 음질 등을 향상시킨 '리마스터링'(remastering) 형태로도 이뤄진다.

각종 영상 콘텐츠가 넘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극장에서 영화 재개봉이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 명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의 영화를 통해 다시 그때의 감정을 느끼거나 정서적 위안을 받고 싶은 것. 물론, 일각에선 일부 재개봉 영화의 상업적인 목적을 지적하기도 한다. 영화 재개봉의 이유를 단정할 순 없겠지만, 잊혔던 명작이 다시 극장 스크린에 걸린다는 건 그 영화가 '인생 영화'인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일 것이다.


기억 속 감동과 재회하는 기회
재개봉 통해 명작의 재발견 가능
명작엔 유통기한 없을 수밖에



때로는 개봉 당시엔 많은 관객들의 선택이나 공감을 받지 못한 영화가 재개봉을 통해 새로이 평가되기도 한다. '왜 그때 우린 이 작품을 알아보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도 있는 것이다. 명작의 재발견만으로도 재개봉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지 모른다.

"만약 기억을 통조림이라고 친다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을 꼭 적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

금성무가 그렇게도 열심히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었던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에 나온 유명한 대사다.

1995년 개봉해 많은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던 그 영화도 몇 해 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극장에서 재개봉된 바 있다. 영화에 나온 노래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잊지 못하던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말한다. 명작에 유통기한이 어디 있느냐고, 꼭 유통기한이 있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고.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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