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경찰차 이용 "민폐" vs "하루인데 뭐 어때"

  • 박준상
  • |
  • 입력 2023-11-17  |  수정 2023-11-16 15:55  |  발행일 2023-11-17 제26면
경찰, 올해 수능 당일 수험생 178명 데려다줘
수능날 경찰차 이용 민폐 vs 하루인데 뭐 어때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한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6일 실시됐다. 수능때 마다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가는 것은 민폐"라는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교통경찰 2천447명과 기동대 1천38명, 모범운전자 등 4천838명을 동원해 인력 총 1만1265명을 수능날 교통관리에 투입했다. 또 순찰차 2천323대와 경찰오토바이 358대 등 장비 총 2천681대도 동원했다. 대구경찰청도 경찰관과 모범·녹색운전자 500여명, 순찰차·싸이카 등 90여대를 배치해 수험생 차량 에스코트 지원과 교통관리 등에 만전을 기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민폐'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2024년도 수능 하루 전인 1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수능날 경찰차 경찰오토바이 이용하는 거 아니지 않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경찰의 댓글이 많았는데 이 중 "순찰차가 신호위반 해가면서 수험생 데려다줘야하나. 추월한 차량이 있으면 추월당하는 차량도 있을 텐데 그 차량에 선량한 수험생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안해봤나"라는 글이 있었다. 이 글은 많은 '좋아요'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복지와 경찰 서비스를 구분하지 못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면 안된다. 누구는 택시 타서 몇만원 쓰면서 가고 누구는 순찰차 타고 공짜로 가는 것은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긴급출동도 아니고 신호무시를 하고 다른 차를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경찰이 수능 날에 왜 하나. 알아서 좀 가라. 그 시간에 범죄자 잡는 것이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이밖에 "인생 중 가장 중요한 날 일수도 있는데 이런 날 지각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 민폐라는 지적도 많았다.

경찰의 업무가 아니라는 반응과 '단 하루'라는 의견이 엉켜있었다. 한 직장인은 "일년 하루에 그것도 시험 시작 직전에만 하는 것인데 어떤가"라고 경찰 장비를 이용해도 괜찮다는 의미로 댓글을 작성했다. 한 공공기관에 재직자는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사회에 나가기 전 어른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하면 어떤가"라는 인간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수험생 태워주기와 물품 전달 등 214건의 지원활동을 펼쳤다. 경찰차를 이용해 수험생을 태워다 준 건은 178건, 수험표 등 물품 전달은 13건, 기타 23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구에서는 20건이 접수 됐는데, 이송 요청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불편 6건, 시험장 착오 3건, 수험표 관련 2건 등이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준상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