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뱅쇼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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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4 07:03  |  수정 2023-12-04 07:03  |  발행일 2023-12-04 제23면

추위에 발맞춰 와인을 주재료로 한 '뱅쇼(Vin chaud)'가 다양한 형태로 카페와 제과업체 매장에 출시돼 눈길을 끈다. 뱅쇼가 혹자에게는 다소 낯설겠지만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음료다.

프랑스어로 뱅(Vin)은 '와인', 쇼(Chaud)는 '따뜻하다'는 뜻이다. 와인에 계피 스틱·정향·팔각·오렌지 등 향신료와 과일을 넣고 알코올이 모두 증발할 때까지 가열하여 만든다. 넣을 수 있는 재료가 워낙 여러 가지여서 레시피가 다양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재료를 적당히 첨가하면 된다. 가열하여 알코올을 없애거나 알코올 도수가 높고 향이 진한 코냑을 넣어 마시기도 한다. 주로 레드와인을 사용하는데 화이트와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맛이 와인의 질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므로 비싸지 않은 와인이 실용적이다.

커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오는 것은 물론 소화에도 지장이 있고 심하면 식은땀이 나고 두통까지 겪는 필자는 카페에서 음료를 고를 때마다 고민이다. 겨울철에는 웬만한 프랜차이즈점에서는 뱅쇼를 택할 수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카페에서 마시는 뱅쇼와 집에서 만든 뱅쇼의 맛은 너무 다르다. 와인을 가열하여 알코올과 수분을 증발시키면 맛이 더욱 진해야 정상인데, 카페 뱅쇼는 싱겁기 그지없다. 비싼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낮은 가격에 보급하려니 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우리가 추위를 이기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쌍화탕을 마시듯 서양인들은 뱅쇼를 마신다. 최근에는 뱅쇼에 쌍화탕을 넣어 만든 '쌍뱅'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양한 모습의 뱅쇼가 추운 겨울을 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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