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가압장서 싹튼 동심…‘서변부키랜드’ 인기몰이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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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4  |  수정 2023-12-04 07:49  |  발행일 2023-12-04 제6면
개관 5달만에 이용아동 5천명 돌파, 예약 빗발
14년 방치된 가압장 공공형 놀이터 재탄생
높은 층고 활용 8m 미끄럼틀 등 만족도 높아
버려진 가압장서 싹튼 동심…‘서변부키랜드’ 인기몰이
지난 1일 대구 북구 서변부키랜드를 찾은 어린이들이 그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쓰레기와 범죄 등으로 얼룩졌던 옛 수도시설(가압장)이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싹트는 창의형 놀이터로 재탄생했다.

3일 대구 북구에 따르면, 지난 7월 문을 연 대구 첫 공공형 실내놀이터 '서변부키랜드'의 누적 이용 아동(11월 말 기준)이 5천771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1천100여명의 어린이가 부키랜드를 찾은 것이다. 함께 찾은 학부모들까지 합치면 이용객은 1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변부키랜드의 모태인 서변가압장은 동서변지구 택지개발사업 내 수도공급시설로, 2009년 운영중단 이후 사실상 방치됐다. 이후 연접한 으뜸공원까지 슬럼화가 진행되는 등 방범 및 생활 쓰레기 불법 투기 등의 민원이 빗발치며 이 일대가 몸살을 앓았다.

버려진 공공시설에 활용 방안을 모색하게 된 시점은 2015년이다. 당시, 배광식 북구청장은 서변가압장을 공공시설로 조성하기 위해 대구시를 설득했고, 2020년 11월 무상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후, 이곳에 17억7천만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1층 연면적 399㎡ 규모의 실내놀이터로 리모델링했다.

삭막했던 수전실은 역할·블록·만들기 놀이를 할 수 있는 창의 놀이 공간으로 거듭났다. 옛 펌프실에는 대형 미끄럼틀과 수직 미로, 인터렉티브존, 볼풀 놀이 등이 마련됐다. 가압장의 높은 층고를 활용한 8m 높이의 대형 미끄럼틀과 그물 놀이 등은 민간 놀이 시설에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속도감 및 개방감을 선물한다.

가압장과 인접해 슬럼화를 피하지 못했던 으뜸 어린이공원도 에너지 자립형 놀이 시설로 재탄생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구경북 최초의 자가발전 놀이 시설인 이곳에서 아이들은 직접 전기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부키랜드 관계자는 "무료임에도 여느 민간시설 못지않은 질 높은 시설을 갖춰 어린이들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며 "주기적으로 놀이 공간 혹은 구성을 바꿔 아동들에게 항상 신선하고 재미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인기에 북구는 회차당 정원을 기존 20명에서 30명으로 늘렸다. 또 맞벌이 부부가 평일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달부터 수요일 저녁반도 운영하고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방학 시즌이 아님에도 주말·공휴일에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배 청장은 "과거 주민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하던 수도시설이 이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놀이 공간 안에서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다양한 경험을 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길 바란다. 북구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완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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