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김록호 WHO 과학부 표준국장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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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3 06:47  |  수정 2023-12-13 07:02  |  발행일 2023-12-13 제31면

지난 6일 경북 봉화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비소가 포함된 아르신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히는 원진레이온 사건이 발생한 지 3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후진적 사고가 산업현장에서 되풀이 되고 있다.


1991년 세상에 밝혀진 원진레이온 사건은 1966년부터 27년간 '원진레이온' 합성 섬유 공장에서 일어난 노동자 집단 이황화탄소 중독 사건을 말한다. 나무펄프를 이황화탄소와 반응시켜 실을 짜는 일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돼 308명이 사망하였으며, 950여 명이 하반신 마비·신장 이상·정신 불열증 등을 겪었다.


그 때 원진레이온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피해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보상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현재 WHO 과학부 표준국장을 맡고 있는 의사 김록호다. 그가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김 국장은 수년간 피해 노동자들을 진료하고 연구하여 그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됐음을 밝혀냈다. 김 국장이 원진레이온 사건에 그렇게 열정을 보인 것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했지만 가난한 집안사정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던 아픔을 겪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으며, 의사가 되면 나와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란다.


지난 11일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체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투표에 돌입했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 투표를 '의사정신'의 시금석으로 여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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