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도리뱅뱅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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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0 20:23  |  수정 2024-01-10 20:27  |  발행일 2024-01-11 제23면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나 빙어 등 작은 물고기를 팬에 동그랗게 돌려 담아 조린 음식이다. 내장을 제거한 물고기를 바삭하게 튀기고 고추장 소스를 발라서 조린 후 그 위에 마늘·양파·고추 등을 기호에 따라 올리면 완성이다. 머리를 바깥쪽으로, 꼬리를 안쪽으로 가지런히 모아서 해바라기 처럼 동그랗게 모양을 낸 것을 보면 왜 도리뱅뱅이라 부르게 됐는지 머리가 끄덕여진다.


도리뱅뱅이는 충북 옥천군이나 제천의 향토음식으로 소개되기도 하고, 충남 금산이나 전북 무주를 원산지로 꼽기도 한다. 이 요리가 어느 지역에서 시작됐는 지 정확히 알 길이 없을 뿐더러 어느 곳에서 만들든 요리 방법이 비슷하고 명칭도 하나로 통일돼 있어서 굳이 그 연원을 특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다만 원산지로 거론되는 지역에는 제천 의림지나 무주 구천동 처럼 유명한 저수지나 하천이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요리에 사용되는 물고기도 피라미·빙어·버들치·송사리 등 몸매가 비슷한 어종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리는 것 없이 한 입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민물고기면 된다.


상주시 공검면이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상주곶감축제 먹거리부스에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내놓겠다고 홍보에 나섰다. 공검면에는 이안천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으며 삼한시대 3대 저수지인 공갈못과 오태저수지가 있는 저수지의 고장이다. 주민들이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즐길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공검면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곶감축제에 이 요리를 내기 위해 저수지와 하천에서 피라미를 잡아 모으고 있다. 프라이팬에 꽃처럼 피어날 고소하고 아삭한 공검면표 도리뱅뱅이가 기대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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