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칼국수 모른다해서 사과한 아이돌과 떡볶이에 희비 갈린 재벌…이거 맞나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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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19 06:52  |  수정 2024-01-19 13:56  |  발행일 2024-01-19 제26면
"칼국수가 뭐지" 혼잣말 했다 결국 사과까지 한 아이돌
떡볶이 맛있게 먹은 삼성 이재용과 오해 받은 한화 김동관
마약 의혹 경찰 수사 받다 결국 세상 떠난 톱배우 이선균
높은 도덕적 잣대 들이미는 한국에서 유명인으로 살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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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민지가 '칼국수가 뭐지'라고 말했다 사과까지 하게 됐다. 유튜브 캡처
뉴진스의 민지가 '칼국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칼국수 발언이 논란이 돼 사과했다"는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칼국수 발언'이 뭐길래 사과를 했을까.

전말은 이렇다. 작년 1월 웹툰작가 이말년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 라이브 방송에서 칼국수 관련 이야기가 나오자 민지는 "칼국수가 뭐지"라며 혼잣말을 했다. 이 장면이 포착돼 일부 네티즌들은 "칼국수를 모르는 것이 아이돌 콘셉트일까"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민지는 한국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인이 칼국수를 모를 수가 있겠냐는 의문은 들 수 있다. 민지도 같은 답을 내놓았다. '칼국수 발언' 1년이 지난 시점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칼국수를 모르겠어요? 칼국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뭐가 들어가는지,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다 알고 계세요?"라고 했다.

이게 다시 또 화를 불렀다. 결국 사과를 했다. "편식이 심해 칼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어 칼국수의 종류와 맛을 생각하다 저도 모르게 '칼국수가 뭐지?'라는 혼잣말이 나와 버렸다. 혼잣말이라 오해가 생길지 몰랐고, 명확한 해명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질 거로 생각했다"라고. 그러면서 "미숙한 태도로 실망시킨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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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연합뉴스
반대인 경우도 있다. 떡볶이와 어묵을 잘 먹어서 화제가 된 재벌.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작년 12월 윤석열 대통령, 재벌 총수들과 함께 부산의 한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이 회장이 맛있게 분식을 먹는 모습에 네티즌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겐 야유가 쏟아졌다. 젓가락으로 접시를 휘적거리다 곧바로 내려놓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기 때문이다. "재벌이라 떡볶이 같은 건 입맛에 안 맞나 보다"라는 유의 댓글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체 영상에선 김 부회장이 떡볶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담겼고, 접시를 내려놓는 장면은 후반부의 아주 잠깐이었다.

최근 배우 이선균 사망에 대해 프랑스 언론은 "한국 사회에서는 공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이선균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의 경력이 도덕성을 재단하는 것에서 산산조각이 났다"고 보도했다. 칼국수를 모른다고 해 사과한 아이돌과 떡볶이 덕에 호감을 얻고 떡볶이 탓에 오해를 받은 재벌들. 어떤 면에서 '공인'인 아이돌을 비롯한 연예인과 유명인들, 이들에게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유명인으로 사는 건 참 힘들어 보인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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