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방관 순직] 믿을 수 없습니다…유가족도 동료 소방관도 울었다.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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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1 16:48  |  수정 2024-02-02 07:41  |  발행일 2024-02-02 제3면
구미 고향 김수광 소방교 '인명 구조사' 자격까지 갖추고 구조대 자원
상주 고향 박수훈 소방사 "소방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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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북 문경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빈소가 차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성실하고 착한 동료였습니다. 어렵고 위험에 처한 사람 돕는 것을 천직으로 알았던 진정하고 참된 소방관이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떠난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1일 오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A씨의 목소리는 밤새 얼마를 울었는지 심하게 잠겨 있었다.

지난달 31일 문경시 신기동 신기 제2일반산업단지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한 두 소방대원 중 한 명인 김수광(27) 소방교와 구미소방서에서 함께 근무했던 A씨는 울음을 참는 듯한 가쁜 호흡 소리만 들릴 뿐 더는 말을 잇지 못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구미소방서에서 만난 동료 B씨 역시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큰 키에 운동을 좋아했던 김 소방교는 평소에도 힘들고 위험에 놓인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소방관으로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했다"라고 기억했다.

2019년 7월 구미소방서로 첫 발령을 받은 김 소방교는 지난해 1월까지 이곳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1월 문경소방서로 이동해 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 소방공무원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려운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하고 구조대에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에서 초·중·고를 나왔으며 가족들은 구미에 거주하고 있다.

구미소방서는 3일로 예정된 발인 후에도 5일까지 순직한 두 소방대원의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방주문 구미시 행정안전국장은 1일 구미소방서를 방문해 분향소 설치 등에 구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박수훈(35) 소방사는 특전사 출신으로 2021년 8월 소방 공무원에 최종 합격했고, 이듬해 구조 분야에 임용됐다.

미혼인 그는 평소에도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조직에 대한 애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인 두 소방관은 같은 팀으로 지난해 경북 북부를 강타한 집중 호우로 실종된 문경시와 예천군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68일간 수색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하수·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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