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방관 순직] "잊지 않겠습니다"…문경 화재 순직 두 영웅 영결식

  • 황준오,이현덕
  • |
  • 입력 2024-02-03 12:28  |  수정 2024-02-05 08:42  |  발행일 2024-02-03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 영결식 엄수
가족과 동료들 가슴 아픈 눈물 속 마지막 길 배웅
2024020301000075600002751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엄수된 3일 고인들의 유해가 운구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혹시 모를 생명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두 청년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를 기리는 영결식 날인 3일.

이른 아침 영결식장에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를 맞이하기 위해 인파로 가득했다. 곳곳에선 생전 두 소방관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는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오전 10시쯤 경북도청 동락관에 두 소방관의 운구가 도착하자 유족과 동료 소방관, 시민 등 1천여 명이 있던 강당에는 여기저기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경북도청장(葬)으로 열린 이날 영결식은 개식사를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윤석열 대통령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고인께 올리는 글, 헌화와 분향, 조총 발사, 폐식사 순으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의 1계급 특진 임명장을 영정사진 옆에 놓고, 이어진 영결사에서 "오늘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 두 청년을 보낸다. 구하지 못해 미안하고, 너무나도 비통하다"며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 두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며, 소방관들의 건강과 안전, 현장의 근무 환경을 더욱 살펴 부족하고 사항을 개선할 것"을 약속한다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2024020301000075600002752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엄수된 3일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024020301000075600002753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의 영결식이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엄수된 3일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생전 두 소방관이 몸담았던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대 두 청년과 한 팀이었던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불이 난 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걸음에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화재 현장에서 결국 구조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반장님들의 모습을 보고 저희 모두는 말로 표현할 수 아픔을 느꼈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 소방장의 20년 지기인 김동현 소방관은 "우리 함께 소방관이란 꿈을 꾸며 독서실에서 함께 지낸 시간이 생각난다"며 "부디 다음 생엔 희생하며 살지 말고 너만을 위해 생각하고 너의 행복과 가족, 친구들을 생각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또 박 소방교의 친구 송현수 씨는 "네가 없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며 "이 시간이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에게 잊혀질 줄 모르지만, 나는 끝까지 너를 기억하고 추억하며 잊지 않고 살겠다. 곧 또다시 만나자"며 영면을 기원했다.

영결식 후 두 소방관은 문경 화장장인 예송원에서 화장을 거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혹시 남아 있을 사람들을 찾기 위해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갑자기 번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황준오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현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