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방관 순직] 3층 튀김기에서 발화…두 소방관 "건물에 5명 있다"는 말에 화마 속으로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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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1 13:32  |  수정 2024-02-01 17:56  |  발행일 2024-02-01
2인 1조 4명 인명구조 나서...2명 계단 입구까지 따라오지 못하고 추락 추정
[포토뉴스]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 화재 현장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화재진압을 하던 구조대원 2명이 순직했다. 사진은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 화재 현장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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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화재가 발생 진압 소방대원 2명이 숨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공장이 1일 오전 9시 완진됐지만, 주변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오주석 기자.
지난 31일 진압 소방관 2명이 숨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은 1일 오전 9시쯤 불은 완전히 꺼졌지만 적막감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찾은 4층 규모의 육가공 공장은 중심부가 골조만 남은 채 건물 외벽이 엿가락처럼 휘어 주저 앉아 있었다. 건물 내부에는 지난 밤 불길이 지나간 자리 위로 연기만이 간간이 뿜어져 나왔다. 화재 진압 종료에 따라 상황실을 제외한 소방대원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사고 현장에는 메케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 곳에서는 전날 오후 7시 47분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불이나 출동한 소방대원 2명이 인명 구조를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가 고립되면서 빠져 나오지 못해 숨졌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신고 즉시 출동한 문경소방서 소방대원들은 약 8분 만에 현장에 도착, 진화 작전에 투입됐다. 4인이 한 조로 1층에 진입한 대원들은 현장 출동 20여분만인 오후 8시 20분쯤 건물 3층에서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4명 중 2명은 계단을 따라 내려왔지만, 나머지 고립된 소방대원 2명은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15분 현장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출동 대원들은 요구조자(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를 찾기 위해 1층 주 출입구를 통해 계단실로 올라 3층 부근에서 검색을 하던 중 갑자기 연소가 확산돼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대원 2명은 계단 입구까지 따라오지 못하고 3층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초 발화는 건물 3층 바닥에 있던 튀김기에서 시작됐다.

 

사고 당시 건물 내 구조자 확인 과정에 번복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소방본부는 "최초 도착 시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다 없다 번복이 있었다. 다 나갔다고 했는데 한 명이 나왔고 다시 5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건물 3층에 진입해 타점을 검색하던 중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확산해 안타까운 상황이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직한 소방대원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 소방교(27)와 박수훈 소방사(35)다.


두 대원은 적극적인 사람으로 소방대원들은 기억했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두 대원 모두 일상 훈련에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신장이 큰 김대원은 시범을 잘 보이는 훌륭한 대원이다. 지난해 문경·예천 집중호우 때도 한 달간 실종자 수색 활동을 성공적으로 지원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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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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