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방관 순직] 불길 순식간에 번져 바닥 붕괴…인명 찾던 대원들 추락·고립

  • 오주석
  • |
  • 입력 2024-02-02 07:20  |  수정 2024-02-02 15:03  |  발행일 2024-02-02 제3면
두 소방관 왜 목숨 잃었나
육가공 공장, 일반화재와 달라
발화지점 급격한 연소로 확산
화염·연기 탓 어려움 겪은 듯

2024020101000060600001701
1일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 화재 현장에서 현장감식에 앞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024020101000060600001702

젊은 두 소방관은 왜 목숨을 잃었는가. 지난달 31일 발생한 경북 문경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내 육가공 공장 화재 당시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가 공장 건물 내부에 고립된 시각은 이날 오후 8시24분쯤으로 추정된다.

앞서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8분 만에 도착한 이들은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층 주 출입구를 통해 내부로 진입했다. 진입한 대원들은 모두 4명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명 검색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발화 지점(튀김기)으로 추정되는 3층에서 인명을 검색하던 중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면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일반 화재와 달리 순식간에 확산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 한 소방대원은 "육가공 공장 화재의 경우 처음에는 불길이 약했지만 이후 크게 확산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화염이나 연기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번져 작전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이 탈출을 위해 3층 계단실 입구까지 다다랐지만 미처 내려오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3층 바닥 면이 붕괴해 2층 높이까지 내려앉았고, 이때 두 대원이 추락하면서 고립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두 구조대원의 시신은 이날 오전 1시1분과 4시14분 시차를 두고 수습됐으며, 두 시신 간 간격은 5m 정도였다.

한편 이번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4층 높이 건물 1개 동이 모두 탔다. 순직한 대원들과 함께 근무했던 문경소방서 일부 대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