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화살나무 효능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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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9 06:44  |  수정 2024-02-09 06:58  |  발행일 2024-02-09 제27면

화살나무(Euonymus alatus)는 요즘처럼 잎이 없을 때 가장 화살나무답다. 잎이 모두 떨어지면 2~4줄로 달린 코르크질의 날개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물론 화살나무라는 이름도 화살의 깃처럼 생긴 이 날개에서 연유한다. 학명 알라투스(alatus)는 날개가 있다는 뜻이다. 영문 이름(Winged spindle)도 날개에 방점이 있다. 낙엽성 관목이지만 상록수인 사철나무(Euonymus japonicus)와 같은 노박덩굴과 사철나무속(屬)이다.

화살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일본 등지에서 자생하며 관상용이나 식용·약용으로 널리 재배된다. 또 날카로운 날개를 활용하여 주택이나 사무실 토지의 경계에 생울타리로도 많이 심는다. 단풍이 예쁘며 가을에 기온이 15℃ 이하로 내려가면 붉은 단풍색이 더욱 선명해진다. 단풍이 비단처럼 고와 금목(錦木)이라 부르기도 한다. 봄에 나는 새순은 데친 후 물에 담가서 쓴맛을 빼 나물로 무쳐 먹는다. 어린 순은 맛이 좋아 밥에 넣기도 하나 웬만큼 자란 잎은 독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날카로운 날개는 한의에서 귀전우(鬼箭羽)·위모(衛矛) 등으로 부르며 혈액 순환 개선·거담·피부병 치료 등에 썼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이 화살나무 날개에서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해 화제다. 생물자원관과 연세대 변상균 교수 연구진은 화살나무 날개 추출물이 기존 류마티즘성 관절염 치료제(메토트렉세이트)보다 3.2배 우수한 염증 억제 효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화살나무의 자기방어용 날개가 많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자가면역질환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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