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구성 속도내는 대구경북신공항…대구 중견.중소건설사들도 참여 의지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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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2 20:05  |  수정 2024-02-23 07:27  |  발행일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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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DB

대구 미래 50년을 좌우할 핵심 과제인 '대구경북신공항 및 K2 공항 후적지 개발사업'을 위한 '공공 SPC(특수목적법인)' 구성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 자연히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 등으로 TK 신공항 SPC 구성이 당초 목표보다 늦어지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직접 SPC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면서 속도가 나는 모양새다. 신공항 사업 전담 조직을 경제부시장 산하에 배치해 행정력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공공 SPC 구성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 사업 추진에 필요한 확실한 동력을 장착하려고 한다. 이에 정장수 대구 경제부시장은 23일 이한준 LH 사장과 직접 만나 SPC 참여 여부를 논의한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도 이미 신공항 건설 SPC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데 긍정적이다. 대구시 간부들도 자금력이 있는 1군 건설사과 대거 접촉하는 등 속도전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20일 지역의 대표 건설 3사인 화성산업·서한·태왕 등 대구 건설사 '빅3'가 TK 신공항 SPC의 건설투자자(CI)에 원도급사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대구시에 전달했다. 홍 시장은 이날 이종원 화성산업 회장와 조종수 서한 회장, 노기원 태왕이앤씨 회장과 같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대형건설사의 하도급사가 아니라, 원도급사로 동등한 입장에서 TK신공항사업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는 사업성 보강 방안을 제시하고 TK 신공항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도로망 확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4·10 총선 전까지 'TK신공항건설<주>'(가칭)이라는 공공 및 민간 SPC 구성을 마친다는 게 대구시의 계획이다. TK 신공항 건설사업은 지역에서 이뤄지는 전무후무한 역사적 대형 사업인 만큼 기존 '대구 빅3'건설사외 지역의 중견·중소건설업체들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동출자'로 SPC 지분참여 의지 보이는 '대구 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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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

TK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사업은 총 30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구 일대를 확 변모시킬 혁신적 사업인 만큼, 지역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건 당연하다. 홍 시장이 SPC에 참여하는 업체에 시공 우선권 및 인센티브를 준다고 강조했다. SPC 참여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지역회원사 10% 1억 참여땐 150억 출자
대구시 법률적 검토 해보겠다 답변 받아
외지 자본·대기업만의 잔칫상 돼선 안돼
신용보강·대출 지원 금융권에 적극 요청"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는 협회 차원에서 회원사들을 모은 뒤 공동출자형태로 지분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역 중견·중소건설사는 자본력이나 신용 등 여러 면에서 열악할 수밖에 없어 '공동 펀딩'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승현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은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와 경북도회 회원사를 모두 합치면 1천500곳이다. 그 중 10%만 1억원씩 참여해도 150억원을 출자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이미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단은 21일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차담회를 가졌다. 이날 주요 화제는 당연히 TK신공항이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협회 회원사들이 '공동펀딩' 형태로 참여할 방법이 가능한 지를 집중적으로 문의했고, 정 부시장은 법률적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공동 출자든 개별 회사 출자든 TK 신공항 사업은 대구에 두 번 다시 없을 역사적 사업인 만큼 지역업체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당당히 사업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 외지 자본과 대기업들만의 잔칫상이 되선 안된다"며 "금액 규모를 떠나 지역 상생을 위해서라도 지역의 건설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구시가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도로 등 대형 공사는 분할 발주를 통해 지역업체들의 시공 참여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지역 중소 건설업체를 위한 신용보강이나 대출 지원 등을 대구시와 지역 금융권 등에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대구시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TK신공항 사업 관련 정보도 회원사들에 신속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대기업 건설사와 비교할 때 지역 건설업체는 규모와 자본력·실적 등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지만 시공 역량이나 기술력 면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른 산업에 비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건설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신공항 사업에 지역 건설사들이 최대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전문건설업계와 지역 인력 및 자재 등으로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공항 사업은 긴 터널 속 지역 전문건설업계에 한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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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장

지역 전문건설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로 민간 및 관급 공사 물량이 급감하면서 생존의 기로에 선 업체들이 증가하자 요즘 우울하다. 이런 가운데 TK 신공항 건설사업은 지역 전문건설업계에 한 줄기 빛과 같다.

 

"공사 물량 급감 속 생존 위한 기회의 장
조기 착공이 건설 경기 침체 벗어날 희망
K2후적지 개발 통해 미래 먹거리 찾을 것
지역건설사 원도급 수주, 하도급 낙수효과"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는 TK 신공항 사업이 조기 착공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단군 이래 지역 최대사업인 신공항 사업은 도로·철도·주택 등 관련 공사가 무궁무진하다. 이는 일감이 없던 전문건설업계에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김석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은 "건설 경기 침체로 작년에 공사 수주가 뚝 끊겼다. 지역 건설인들은 지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문 닫는 업체들이 늘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람이 희망이 있으면 견딘다고 하지 않냐"며 "TK 신공항 건설사업은 우리에겐 '희망'이다. 대구의 미래 뿐 아니라 대구 전문 건설인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SPC가 구성되고 차질없이 착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서민 경제와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연관산업과 고용효과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산업에 비해 현저하게 크다.


김 회장은 "지역 전문건설업계는 대구공항 후적지(K2) 개발에서 많은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 건설인들이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신공항 조기 착공이 가장 큰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 전문건설업계는 충분한 기술력과 경쟁력이 있다. 지역 건설사에서 원도급으로 공사를 수주해 지역 전문건설업체에 하도급을 많이 주면 업체와 장비, 인력 등 지역 경제에 미칠 낙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그래야 지역 소멸도 막을 수 있고 대구 미래 청사진 구상에도 빨리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률 상향에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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