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탱고야"…시각장애인 안내견, 경북대 명예졸업장 받아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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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7  |  수정 2024-02-23 17:31  |  발행일 2024-02-27 제21면
경북대 석사과정 김경훈씨 '눈' 역할하며 학업 도와
고생했어, 탱고야…시각장애인 안내견, 경북대 명예졸업장 받아
23일 경북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김경훈 씨와 탱고. <경북대 제공>

"시각장애인 안내견 '탱고' 경북대 명예졸업장 받았어요~."

23일 경북대의 '2024년 2월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경북대는 박사 180명, 석사 894명, 학사 3천497명 등 총 4천571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특별한 졸업생이 화제가 됐다. 시각장애를 가진 대학원생의 학업을 도운 안내견 '탱고'가 명예졸업증을 받은 것.

탱고는 지난 2년 간 시각장애인인 김경훈 씨가 경북대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늘 함께 동행한 친구다.

김씨와 함께 학위수여식에 온 탱고는 경북대 홍원화 총장과 김예지 국회의원에게 늠름한 모습으로 명예졸업증을 받았다.

고생했어, 탱고야…시각장애인 안내견, 경북대 명예졸업장 받아
경북대 홍원화 총장과 김예지 국회의원에게 명예졸업증을 받고 있는 탱고. <경북대 제공>

이제 4살이 되는 탱고는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출신이다. '스텝이 엉키면 그것이 바로 탱고'라는 멋진 대사가 나오는 영화 '여인의 향기'가 생각나게 하는 이름은 안내견 학교에서 지어준 것이라고 한다.

학부 시절에는 안내견 없이 학교를 다닌 김경훈 씨는 석사로 진학하면서 탱고와 한 팀으로 생활했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지낼 계획이다. 탱고를 만나기 전에는 친구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 생활을 해 온 그는 탱고와 함께 하면서 단독보행이 가능하게 됐다고.

경북대 문헌정보학과를 2022년 2월 졸업한 김씨는 그해 3월 같은 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휴학 없이 2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논문 주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키오스크사용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다.

김씨는 "학교와 주변 친구들의 배려로 학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 안내견 탱고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라며 졸업 소감을 전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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