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영춘화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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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1 06:45  |  수정 2024-03-01 07:00  |  발행일 2024-03-01 제27면

영춘화(迎春化)는 글자 그대로 봄을 맞이하는 꽃이다. 중국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관상용으로 남부지방에서 심었는데,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수도권에서도 재배된다. 잎이 나지 않은 상태서 노란색으로 피어서 무심코 보면 개나리로 여기기 쉬운데, 둘 다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친척이지만 개나리는 개나리속, 영춘화는 물푸레나무속이라 뜯어 보면 다른 점이 많다.

둘 다 잎이 나기 전에 꽃이 피는데, 영춘화가 더 작고 꽃잎이 6개로 꽃부리가 4개로 갈라진 개나리와 다르며 크기로 확연히 구분된다. 피는 시기도 개나리보다 빠르며 영춘화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가는 가지가 여러 갈래로 2~3m 정도 크는데, 땅에 닿으면 그곳에서 뿌리가 나온다. 왕성한 발근력을 활용하여 번식도 꺾꽂이로 한다. 개나리와 가깝기는 영춘화보다 만리화다. 만리화는 색이 같은 노란색일 뿐만 아니라 꽃부리가 4개로 갈라지는 것도 개나리와 같다. 다만 만리화 꽃부리는 좁고 가파르다.

영춘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전국에서 거의 동시에 들려 온다. 포항·대구·서울 등지에서 가는 가지에 노랗게 핀 사진이 뉴스와 SNS를 장식한다. 영춘화의 개화기는 2~4월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남부지역과 북부 지역이 꽃피는 시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의 꽃소식은 남·북의 차이가 모호해지는 것 같다. 일찍 핀 꽃은 눈을 이고 있어 눈 속의 매화, 설중매(雪中梅)를 연상케 한다.

영춘화의 꽃말은 '사모하는 마음, 희망'이라고 한다. 아직 아침 기온은 영하를 오르내리지만 절기(節氣)도 날씨도 봄이다. 새봄이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계절이길 기대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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