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 부계초, 나홀로 입학식…1932년 개교 이래 최초 신입생 1명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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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4 19:03  |  수정 2024-03-04 20:19  |  발행일 2024-03-05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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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부계초등학교 교직원과 재학생이 올해 유일한 신입생인 김려원(앞줄 왼쪽) 양의 입학을 축하하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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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군위 부계초등학교의 유일한 신입생인 김려원양이 입학식을 마친 뒤, 교문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2024년 3월 4일은 대구시 군위군 부계초등학교가 1932년 보통학교로 개교한 이래 최초로 신입생 1명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날이다.

이날 40여명 남짓한 전교생은 유일한 신입생인 김려원(7) 양의 입학을 환영하기 위해 소강당에 모였다. 삼삼오오 모여든 재학생들은 김양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부계초등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최근 한 학년 학생수가 6~10명에 머물렀지만, 올해처럼 신입생이 1명인 것은 처음이다. 그 때문인지 오전 10시 입학식을 위해 강당으로 들어선 김 양을 재학생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다.

입학식 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던 김양의 표정은 자신의 책걸상이 마련된 1학년 교실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풀렸다. 김양은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입학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함께 뛰어놀 친구가 없어서 아쉽지만 언니, 오빠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입학식 내내 김양과 함께한 학부모 김현태(38) 씨는 "지난해까지는 꾸준히 한 학년 학생수가 7~8명을 유지해서 걱정이 없었는데, 올해 우리 딸이 유일한 신입생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걱정됐다"며 "집이 학교 옆이라 입학했지만, 조만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학교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양의 담임선생님은 34년차 베테랑인 김은미 교사. 입학식을 마친 뒤, 스승과 제자 단 둘이 남은 1학년 교실은 유난히도 더 넓어 보였다. 이는 재학생에게도 신기한 광경이었다. 1학년 교실 창가에 옹기종기 모인 학생들은 김 양의 수업 광경을 지켜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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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이 교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진풍경이 벌어진 것은 '2개반 5명 이하의 학생'이라는 대구시 복식수업 기준에 있다. 부계초등은 김양이 유일한 신입생인 1학년을 제외하면 평균 6~10명이기 때문이다. 이에 선생님과 학생 단 둘이 하는 수업을 담임으로 처음 겪는 김 교사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김 교사는 "한명 뿐인 학생을 상대로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가르침은 물론, 교실에 혼자 뿐인 려원의 친구 역할도 맡아야 돼 걱정이다"며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은 물론, 학생이 누리고 즐기고 겪어야 할 일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백정옥 부계초등 교감은 "올해 신입생이 한명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며 "최근까지는 한 학년에 5~6명 이상 입학했는데, 갑자기 한명으로 줄면서 학급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됐다. 그래도 신입생이 없는 것 보다는 낫지 않냐"고 되물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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