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줄질'을 아십니까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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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5 06:53  |  수정 2024-03-15 06:55  |  발행일 2024-03-15 제26면

'줄질'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줄질'은 스마트워치인 시곗줄(스트랩)을 모으고 갈아 끼우는 것을 말한다. 체육관에서 덤벨 등으로 운동하는 것을 두고 '쇠질'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줄질은 시계의 얼굴, 즉 페이스와 떼놓을 수 없다. 페이스와 스트랩이 상호 보완이랄까, 페이스와 스트랩을 맞추는 방식이다. 페이스와 스트랩이 끝이 아니다. 베젤이라는 페이스의 테두리도 맞춘다.

명품시계의 대명사인 롤렉스는 스마트워치 계에서도 인기다. 롤렉스의 상징인 왕관로고와 톱니모양의 베젤에 시곗줄이 스마트워치에서도 재현된다. 왕관로고가 있는 롤렉스의 모델명이 적힌 워치페이스는 웹서핑으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또 스마트워치 사용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다음은 베젤링과 스트랩인데,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된다. 롤렉스의 시곗줄은 오이스터·쥬빌레 등 이름이 붙은 브레이슬럿(팔찌) 형태가 있다. 이 중 페이스와 맞는 베젤링과 스트랩을 구매하면 스마트워치 기기 값을 포함해 30만원 안팎으로 롤렉스 모양의 스마트워치를 완성할 수 있다. 롤렉스는 예시일 뿐 모든 종류의 시계를 이런 식으로 모방할 수 있다. 이렇게 꾸며진 스마트워치는 질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진에서 구분이 힘들 때도 있다.

일반 손목시계의 수요도 여전히 만만치 않다. 2023년 롤렉스는 전 세계에서 약 1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는 까르띠에로 4조171억원, 3위 오메가는 3조6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3년 3분기 애플워치는 3천500만대를, 갤럭시워치는 2천200만대를 출하했다. 두 제조사의 스마트워치를 3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매출은 각각 1조50억원과 66조원이 된다. 개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오가는 명품시계와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인기를 가늠할 정도는 된다.

명품시계와 스마트워치가 공생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명품브랜드 에르메스는 애플워치의 스트랩을 내놓기도 했다. 에르메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가죽·패브릭·고무 소재의 스트랩 35종을 판매한다. 가격은 52만5천원에서 90만1천원이다.

'시계 자랑질'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이 있었다. 손목 위에 있는 시계가 자신의 값을 말해주는 양 값비싼 시계로 치장한 사람들. 줄질에 흥미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 5천원짜리 실리콘 스트랩이 있는 반면 52만원부터 시작하는 명품 스트랩. 다른 사람의 줄질을 보며 "내 스트랩이 네 스트랩보다 비싸고 좋아"라고 혼자 우월함을 느끼는 처량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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